반응형 소설 추천20 볼테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책 리뷰 [볼테르 _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_ 이병애 옮김 _ 문학동네 _ 소설 _ 프랑스소설 _ 고전] 책장을 넘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왠지 익숙한 형식으로 만들어진 문장이 보인다. ‘그는 그 선물을 어느 늙은 백작 부인으로부터 받았고, 백작부인은 그것을 기병대의 어느 대위로부터 받았고, 대위는 그것을 어느 후작 부인으로부터 받았고, 후작 부인은 그것을 어느 시동으로부터 받았고, 시동은 그것을 어느 예수회파 수도사로부터 받았고, 수도사는 수련기 시절에 그것을 콜럼부스의 동료들 중 하나로부터 직접 받았다.’ 라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주인공의 친구인 철학자가 그의 주인인 남작의 하녀와의 관계에서 성병에 옮게 된 과정이 나열되어 있는 문장이다. 이런 형식은 성경에서도 볼 수 있다. 볼테르는 긴 이야기 내내 이런 방.. 2025. 1. 7. 미치 앨봄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책 리뷰 [미치 앨봄 _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_ 공경희 옮김 _ 살림 _ 소설 _ 영미소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글에서 빠뜨리지 않은 내용이 있다. 일부러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연결에 대한, 그 신기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같은 책을 읽고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나누면 우리는 서로 연결된다. 하나의 주제는 또 다른 주제로 이어지고 연결된다.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쌓일 수록 우리는 더 촘촘히 연결된다. 에디는 놀이공원 ‘루비가든’의 늙은 정비사이다. 에디는 놀이공원과 함께 늙어왔다. 어느날 에디는 망가진 놀이기구에서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다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그 뒤의 사후세계에서 다섯 명의 사람을 만난다. 그들은 모두 에디의 인생에서 무엇인가.. 2024. 12. 18. 미하엘 엔데 [모모] 책 리뷰 [마하엘 엔데 _ 모모 _ 한미희 옮김 _ 비룡소 _ 소설 _ 청소년 소설 _ 독일 소설] 어린시절에는 모두의 눈이 이 책의 주인공처럼 반짝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눈은 꿈을 쫓고 있었고, 밝은 하늘 아래에서도 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맑은 총기를 지니고 있었다. 아마 나이가 들어 다시 이 책을 발견한다면, 아마도 다시 찾은 별 하나씩을 다시 가슴에 품고 나즈막한 길을 지나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가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느 날, 작은 마을에 모모라는 소녀가 나타난다. 그 소녀는 초라했지만 맑게 빛나는 눈을 가지고 있다. 이 소녀에게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는데, 그것은 귀기울여 들을 줄 아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많은 고민거리들이 모모를 통해 해결되었고,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 재미있.. 2024. 12. 4.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책 리뷰 [파울로 코엘료 _ 연금술사 _ 최정수 옮김 _ 문학동네 _ 소설 _ 베스트셀러 _ 중남미소설] 책은 우리를 항상 여행하게 한다. 이번엔 산티아고라는 가상의 인물이 우리의 여행을 안내한다. 여행에서 산티아고가 만난 늙은 왕이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해. 잊지 말게.” 라고.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을까? 아니면 내가 원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일까?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고민하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까? 어디에선가 들은 듯한 익숙한 문장도 나온다. 산티아고가 만난 신비한 늙은 왕은 또 이야기한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나는 이 문장을 익숙하게 만들었던 그 누군가 .. 2024. 11. 27. 기욤 뮈소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책 리뷰 [기욤 뮈소 _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_ 양영란 옮김 _ 밝은세상 _ 소설 _ 프랑스소설 _ 미스터리 스릴러] 이 책이 작가가 되는 방법을 설명한 자기개발서가 아니라 소설, 그러니까 허구의 이야기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이유는 사실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고 고백한다. 사실 나는 작가들의 내면이나 뭔가 감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비밀스러운 뒷마당에 관심이 많았다. 거기에다 그런 것들을 알게 되고 뭔가 흉내를 내다보면 나도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감도 물론 한 몫 했다. 책을 펼치고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는 또 길을 잃는다. (어제는 고속터미널에 있는 한가람 화방에 화구를 구입하러 가다가 또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맸다. 그렇다. 나는 현.. 2024. 11. 5.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책 리뷰 [김초엽 _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_ 허블 _ 소설 _ SF 과학 소설] 고백할 것이 있다. 나는 각각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고 착각했다. 그래서 중반을 넘어가면 각각의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인과관계가 하나 둘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책을 읽어나갔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점점 등장인물들이 많아져서 나중에는 이름과 특징, 그리고 간단한 스토리를 적어놓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지막장에 이르러서야 알게되었다. 모두가 각각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나는 왜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을까. (메모는 바로 버렸다.) 이야기해 둘 것이 있다. 이 책은 재미있다. SF물을 별로 즐기지 않는 나같은 독자도 이야기가 재미있는지는 없는지는 안.. 2024. 10. 30.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