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 _ 연금술사 _ 최정수 옮김 _ 문학동네 _ 소설 _ 베스트셀러 _ 중남미소설]
책은 우리를 항상 여행하게 한다. 이번엔 산티아고라는 가상의 인물이 우리의 여행을 안내한다. 여행에서 산티아고가 만난 늙은 왕이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해. 잊지 말게.” 라고.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을까? 아니면 내가 원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일까?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고민하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까?
어디에선가 들은 듯한 익숙한 문장도 나온다. 산티아고가 만난 신비한 늙은 왕은 또 이야기한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나는 이 문장을 익숙하게 만들었던 그 누군가 덕분에 세계적인 소설가가 쓴 문장의 권위가 잠시 추락하는 느낌을 받았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상징은 쉽게 훼손되기도 한다. 문장도 그렇다. 이 책에 집중하는 걸 방해했던 유일한 요소였다. 물론 문장은 아무 잘못이 없다.
양치기 산티아고는 세상을 두루 보고 싶어 양치기가 되었다. 그는 연달아 꾼 같은 내용의 꿈을 해몽하려 노파를 찾아간다. 노파는 그가 이집트에 갈 것이고, 거기에서 보물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만난 한 노인에게 보물이 있는 곳을 듣게 된 산티아고는 전재산을 처분하여 여행을 떠난다. 그는 아프리카에 도착하자마자 사기를 당해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잃고, 크리스털 상점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충분한 돈이 모여 고향으로 돌아가면 편안히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유혹을 뒤로 하고 다시 모험을 떠난다. 사막으로 가는 길에 그는 연금술사를 찾아 나선 영국인을 만나고 연금술에 대해 듣게 된다. 오아시스에 도착한 산티아고는 파티마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하게 되고 안락한 삶을 선택할 수 있게 되지만 연금술사와 함께 보물을 찾기 위한 여행을 계속한다. 그리고 모험을 거듭한 끝에 도착한 피라미드 옆에서 진짜 보물이 있는 장소를 알게 된다.
선택의 순간에서 주인공이 선택했던 것은 항상 떠나는 것이었다. 책을 읽고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 멀리 여행을 떠난다. 가끔은 돌아오지 않으려고 할 때도 있어 아주 난처하지만, 언제 떠났냐는 듯이 돌아와 있기도 하다. 꼭 공간을 이동해야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이 읽고 있는 다양한 책 속에도 주인공이 만났던 계시들처럼 우리를 안내하는 문장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혹시 주인공처럼 연달아 같은 꿈을 꾸면, 한번 고민은 해 봐야 할 것 같다. 그 꿈이 인생의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첫 번째 단서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믿고 안 믿고는 내 마음이고, 당신 마음이다. 하지만 믿는 사람만이 삶의 연금술을 터득해 납과 같은 시간을 금으로 환원할 수 있지 않을까.
[문장수집]
그것은 자네가 항상 이루기를 소망해오던 바로 그것일세. 우리들 각자는 젊음의 초입에서 자신의 자아의 신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지.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분명하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여.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 모두를 꿈꾸고 소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의 실현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주지.
그녀에게는 모든 날들이 다 똑같을 것이고,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좋을 일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똑같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데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세상을 보는거지.
산티아고는 그가 말하려고 하는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한 가지 일이 다른 일에 연결되는 신비스러운 사슬에 관한 이야기였다. 바로 그 사슬이 산티아고로 하여금 양치기가 되게 하고, 똑같은 꿈을 계속 꾸게 하고, 아프리카에 가까운 도시로 가게 하고, 광장에서 늙은 왕을 만나게 하고, 가진 것을 모두 털리게 하고, 크리스털 상인을 만나게 하고, 그리고...
사막은 너무나 거대하고 지평선은 너무 멀리 보여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주 미미한 존재란 걸 느끼게 된다오. 그래서 오래도록 침묵하게 되는 거요.
“어째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거죠?” 야영 채비를 하면서 그가 물었다. “그대의 마음이 가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기 때문이지.”
그래,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인 거야. 내 보물을 찾아가는 동안의 모든 날들은 빛나는 시간이었어. 보물을 찾아가는 길에서, 나는 이전에는 결코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했어. 한낱 양치기에게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 그래 그런 것들을 감히 해보겠다는 용기가 없었다면 꿈도 꿀 수 없었던 것들을 말이야.
바다는 언제나 그 소라껍질 속에 있네. 그게 바로 그 소라껍질의 자아의 신화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바다는 소라껍질을 결코 떠나지 않을 걸세. 이 사막이 또다시 파도로 뒤덮일 때까지 말일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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