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 _ 영원한 외출 _ 권남희 옮김 _ 이봄 _ 에세이 _ 일본에세이]
일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작가,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다. 그녀는 1969년 오사카 출생으로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에세이스트로 일본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벌써 여러 번째, 나에게는 아직 한 권도 실패가 없었다.
나는 그녀만의 솔직하고 담백한 문체가 참 마음에 든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 외에도 여러 편의 일본문학을 번역한 이 책의 번역가 권남희 선생님도 글을 참 잘 옮기시는 분인 것 같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아버지가 병을 앓고 돌아가시는 동안의 일상과 생각들을 묵묵히 기록한다. 무거울 수 있는 소재이지만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무겁진 않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의 감정, 본성과의 괴리감도 담겨있다.
방금 전까지는 너무나 슬퍼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장례식장에서 갑자기 배고픔을 느끼는 상황같은 것들. 이런 순간의 감정이 담긴 문장들도 너무 담담해서 잠깐 정신을 팔면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버린다.
아마도 ‘영원한 외출’이라는 제목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싶은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약하고, 가냘픈 듯 하지만 우회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향해 솔직히 나아가는 이 작가의 글들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세 단어로 정리하면 이렇게 되겠다.
담담, 솔직, 담백.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작가의 재주가 부럽다.
[문장수집]
“괜찮네요.”라는 말을 듣고, 하루를 마치고 싶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본인이나 누구에게나 처음이다.
이 슈퍼에, 아니, 이 세계에 울부짖으면서까지 손에 넣고 싶은 것이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내게는 이 아이가 반짝반짝 빛이 나 보였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핼리 혜성 보고 싶다!
흑백 가리지 않고, 흐르는 강물 같은 관계를 맺는 것도 괜찮지.
다 놀고 나서, ‘리카짱 하우스’뚜껑을 닫는 순간, 안도감 같은 것을 느꼈다. 이것은 가짜 세계다.
슬픔에는 강약이 있었다. 마치 피아노 리듬처럼, 내 속에서 커졌다가 작아졌다.
무언가를 처분했다고 해서 추억을 잃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심장소리는 이렇게 다르지만,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점은 똑같다.
자신의 자전거에 기름을 치면서 삐걱삐걱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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