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 _ 누구나의 일생 _ 새의노래 _ 박정임 옮김 _ 에세이 _ 일본에세이 _ 일본만화]
마스다 미리는 1969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스트다. 그녀는 사람들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의 평범한 일상을 편안하고 덤덤하게 그려나간다. 대표작으로는 30대 싱글 여성의 일상을 다룬 만화 <수짱 시리즈>가 있으며, 최근작으로는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 <미우라 씨의 친구> 등이 있다. 그의 작품 중 <수짱 시리즈> <우리 누나 시리즈> <오늘도 상처받았나요 (원제 ‘스낵키즈츠기’)>가 영상화 되었다. (작가소개 글 중에서)
만화 속의 작가가 만화를 그린다. 만화 속 작가의 이름은 쓰유쿠사 나쓰코다. 그녀는 집에선 만화를 그리고 낮에는 도넛 가게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가 만화속에서 만들어낸 주인공은 화과자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하루코다. 만화속의 주인공은 그를 만들어낸 작가와 연결되어 있다. 작가가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은 그대로 만화 속 주인공의 삶이 되고 이야기의 바탕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 그린 만화 속의 인물은 어쩔 수 없이 주인공과 닮아 있다. 두 사람은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삶을 비슷한 형식으로 살아간다. 주인공이 그려가는 만화 속은 현재 작가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 실현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현재도 지금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작가는 여행을 갈 수 없지만, 만화 속 주인공은 대만으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듯, 마스다 미리 작가가 쓴 작품들은 그녀만의 작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건 뭔가 확실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일상들이 누적되어 만들어낸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 같은 느낌의 것이다. 그런 색채는 이 작품 ‘누구나의 일생’에서 더욱 깊고 짙어졌다. 그녀는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의 목소리를 옮겨와 종이 위에 그려나간다.
어쩌면 그녀는 그들의 입을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녀가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나인 ‘여백’을 매 장마다 촘촘히 유지하면서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컷, 뭐라고 하고 싶나요.” 라고.
[문장수집]
여러 가지 것들을 잊어버리지만 / 그 대신 남은 기억들은 압축되어 단단해진다. / 얕아지는 건 아닌 거 같아. 오히려 맛이 점점 짙어지는 게 아닐까… / 11P
인생은 시작 단계의 맛이 더 얕지 않나. / 갓 태어났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잖아. / 13P
화분 크기에 맞춰 뿌리가 성장한다. / 뿌리가 작으면 나무도 작은 상태로 멈춘다. / 만화 그리자. / 53p
혼자는 싫다는 / 어렸을 떄의 기분을 / 가슴 깊숙히 남겨둔 채 / 어른의 모습으로 / 살고 있다. / 93p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면 난 저 꼬마에게 웃어줬겠지. / 저 아이의 인생에 주어졌을 타인의 미소를 대체 얼마나 잃어버린 걸까. / 아이에게 웃어주는 것은 어른이 할 수 있는 최고로 좋은 일인데. / 101p
그림이란 대체 뭘까. 자신을 알리고 싶은 마음? / 응? 알리고 싶나? 나를? / 글쎄, 그런가? 아닌가? / 내 그림을 보고 즐거워해주길 바라서? / 그런 것도 있겠지만… / ‘좋아한다’는 감정은 / 말로 설명할 수 없어. / 156p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 돌아가고 싶은 곳으로 / 돌아갈 수 있는 거야. / 183p
인스타에 올리신 만화를 봤어요. 쓰유쿠사 님 만화의 ‘여백’이 좋아서 / 186p
심야의 공장 알바를 가는 언덕길에서 / 늘 보고 있습니다. / 소금쟁이 / 물 위의 삶 / 행여 물고기를 사랑하게 돼도 / 마음을 전할 수 없는 / 저 창문은 / 나의 수면 / 통과하지 못하는 / 226p
그렇긴 한데 이상한 게 있어요. / 인간에게도 두 개의 세계가 있다고 하는데. / 228p
그때 / 나는 / 이유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 직장 내 인간관계에 지쳤다는 / 이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내 속에서 끓어올라 / 아무데도 갈 수 없는 상태가 되었던 것입니다. / 236p
조금씩 집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을 그 당시의 나는 / 먼 미래 따위 생각할 수 없었고, / 겨우 30분 앞의 자신을 생각할 여유밖에 없었습니다. / 246p
그러니까 나도 제로부터 시작해보자. /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엮어가며 / 사는 것은 아닐까. / 249p
내가 그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었나? / 하지만 알 것 같아… 알아!! / 아니까 왠지 기뻐!! / 이렇게 언어화되니까 그때의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야. / 맞아, 그랬지 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쁨. / 하지만 단순히 기쁘기만 한 건 아니야. / 미래에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 / 250p
읽기 전과 읽은 후 내 세계의 질량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 / 2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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