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책 리뷰

[김수현 _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_ 에세이 _ 한국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책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 관계에 관한 책이며 나 자신의 균형,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균형에 대한 작가의 에세이들을 모은 책이다. 담백한 글과 함께 작가가 직접 그려서 첨부한 그림들이 글과 글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해주며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책

후기나 리뷰를 작성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던 책도 읽다 보면 마음이 변하곤 한다. 그건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 이런 글들은 좀 보관해 두었다가 마음이 힘들 때 보고 싶다. 아, 이런 내용은 나도 비슷하게 쓰거나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 이렇게 변덕스러운 마음이 쌓여서 한도를 초과하면 어쩔 수 없이 기록으로 남겨둘 수 밖에 없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책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지혜가 담긴 이야기들을 듣고 배운다. 그런 이야기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해서 분류하기조차 어렵지만 지금도 우리의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흩어져 있는 이야기들에 목차를 달고, 이야기와 이야기를 연결하고 주석을 달아 우리가 필요로 할 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책

텍스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를 어느 방향으로든 이끌어준다. 아마 나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책을 만나긴 힘들 것이다. 그래서 혹시 누군가 책을 읽고 좋지 않은 방향을 선택했다면 그건 책의 잘못만은 아닐거라 생각한다. 잔잔한 글과 함께 그림 에세이가 나오고, 페이지를 넘길수록 읽는 사람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이런 책들은 어찌 보면 유치한 글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용 또한 보는 관점에 따라 흔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더는 비슷한 느낌의 책을 찾아볼 필요가 없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물론, 나의 이야기이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책

하지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른 것처럼, 같은 글이라도 어제 읽은 글과 오늘 읽은 글은 다르다. (나의 경우 어제의 나는 항상 오늘의 나보다 어리고 철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비슷한 느낌의 책이나 글이라도 주기적으로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삶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쯤엔 더더욱.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책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너 잘 살고 있어.’라는 말이 듣고 싶은 사람에게 모두 추천한다. 사실 이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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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

우리는 지금까지 행복을 인증하기 위해 너무 많은 마음과 시간을 낭비했던 건 아닐까.

북 치고 장구 치고 니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여. -박막례 할머니-

현명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가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헐뜯는다. -프아수와 드 라 로슈푸코-

우리는 모두 공평하게도 각자의 고독을 이겨내고 있다.

그래서 조금 더 할 수 있어도, 다음을 위해 멈추는 게 좋다. 오래 유지해도 지치지 않을 모습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돌아올 힘을 남겨두자. 그래야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다.

나는 관계를 아름다운 노래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자주 듣는 노래는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 있고, 예전에 듣던 노래가 다시 좋아질 수도 있고, 새로 듣게 된 노래에 눈물 날 만큼 행복해질 수도 있다. 그렇게 플레이리스트는 변하겠지만 우리에게는 늘 좋아하는 노래가 존재하듯이, 곁에 머무는 이들은 변하겠지만, 우리는 늘 누군가와 함께한다.

살아간다는 건 파도위에 서 있는 것처럼, 넘어지지 않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노력과 힘이 필요하다. 대단한 무언가를 이루지 않았을지라도, 가만히 서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힘겨웠던 순간들과 버거웠던 감정들은 이미 온 힘을 다해 삶을 지켜낸 증거다. 지나온 모든 순간은 그대의 최선이자 성취다.

평범했던 날들은 사실은 눈부셨고,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했으며, 착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었고, 당신은 충분히 잘 살아왔다.

기꺼이 당신을 만난 것을 행운이게 하라. 단, 그럴 자격이 있는 이들에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은 누구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나고, 어떤 꽃이 되라 강요하지 않아도 적당한 물과 햇빛만 주면 알아서 저마다의 꽃을 피운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치 전체 동의 사이에 끼어있던 광고 수신 동의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 불안에 동의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책임감과 부담감은 일의 완성도를 높이기도 하지만, 지나친 압력은 오히려 마음의 연비를 낮추고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든다.

누구의 욕망도 아닌 온전한 나의 욕망이기에 우리는 ‘그냥’이라는 감각에 귀 기울이며 그냥 해보고 싶은 일을 그냥 해봐야 한다.

한 가지 꿈에 장렬히 전사할 필요는 없다.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퇴로는 열려있다. 우리에게 안전한 포기보다 필요한 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으니 이왕이면 사랑하는 일에 도전하는 게 낫다. -짐 캐리-

“열심히 해도 안되면 어떻해?” “열심히 해도 안 된다는 걸 알게 되겠지. 이 길이 아니구나, 하는” 제대로 해봐야 포기도 할 수 있다.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에서 김누리 교수는 한국 사회를 자기 착취사회라 설명하며 과거에는 노예의 감독관이 외부에 존재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감독관을 내면화했다고 말한다. 타인에 의한 착취는 저항심을 만들지만, 자기 착취는 죄의식을 만든다. 많은 이가 자신을 자원으로 삼아 스스로 속박하는 삶을 택했고, 자신을 충분히 착취하지 못한 이들은 죄의식에 시달렸다. 그 결과, 사회는 점점 발전했고, 우리는 매우 열심히 살았음에도 정작 행복에 닿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했다. 

늘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한다면, 그건 관계가 병들었다는 증거다.

새로운 친구를 계속 사귀지 않는다면, 곧 홀로 남게 될 것이다. -새뮤얼 존슨-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만이라도 하고 있다면, 잘 살고 있는 것.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라.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도 그들만의 힘든 전투를 하고 있다.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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