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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리뷰

by ianw 2024.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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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임지은 _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_ 민음사 _ 시집 _ 한국시 _ 현대시]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마음에 드는 제목을 가진 시집. 이 책은 교양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인도양을 건너는 인도사람의 이야기나 완벽한 사자를 기르는 법이 더 궁금한 임지은 작가의 세 번째 시집이다. (자서 自序 참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같이 나 역시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작가는 사물들이 구분되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자기만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녀의 시를 읽는 사람들은 그녀의 문장에 의해 낯선 곳으로 보내진다. 그녀의 시 속에 등장하는 낯설고도 낯익은 물질들 역시 그 여행에 동행한다. 나는 그녀의 방황, 그 방향과 결과들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다.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연속해서 등장하는 여러 개의 사물들은 본래의 물성을 잃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어져 흡수되거나, 또는 다른 형식으로 소비된다. 이런 형식은 기발하고 신선하다. 시인의 영혼은 자유롭다. 그 영혼은 마음껏 돌아다니며 다른 물체들에 빙의한다. 다만 왜 그렇게 했고, 언제 어떻게 그 상태에서 빠져나왔는지는 스스로 알지 못한다.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작가의 시에 의하면 우리는 확실히 우리가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지 알지 못한다. 중간이라도 가려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 이유도 알지 못한다. 우리는 꽃이 보고 싶을 때 밖으로 나가지 않고, 꽃을 검색한다. 이렇게 우리 역시 작가가 제멋대로 나누어 놓은 단어들처럼 분절되어 있다. 작가는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이 시집을 읽고 느끼는 것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우리에게 읽혀지는 모든 글들이 그러하듯이. 하지만 시집을 덮고 나면 주변이 환기되고, 우리를 둘러싼 사물들이 새롭게 보여지는 것만은 같을것이다. 결코 친절하지만은 않은 그녀의 문장들에도 불구하고.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문장수집]


컵과 얼음이 만나서 완성되는 여름 / 구멍 난 장갑이 눈사람의 / 차지가 되는 겨울 / 14p


사람들이 좋아해서 / 심은 나무와 좋아해서 잡은 / 생선과 좋아해서 데려온 동물이 하나씩 사라질 때마다 // 사람들에게 좋아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 15p


다들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거야? / 24p


보통이 보통을 넘어서고 있는 시대에는 열심이 기본값이 된다 그렇게 보통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사이 우리는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일을 한 개로 줄이기 위해 / 24p


뭐든 중간이라도 가려면 가만히 있어야 하고 / 가만히 있기엔 누워 있는 것이 제격이니까 / 다른 걸 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 안 하는 거다. // 왜? 누워 있으려고. / 30p


반복하는 인간은 / 아주 멀리서 보면 커다란 체크무늬 같다. / 40p


시인이 됐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말이죠.) // god복은 복합터미널 같아서 / 부산행 버스처럼 직접 찾아서 느껴야 합니다 / 간혹 부산행 버스가 당신 앞에 와서 서는 일도 있지만 / 그런 일은 드물고 / 41p
한국어는 뜨거운 국물이 시원한 것만큼 이상합니다. / 56p


비극은 휴지통이 절반만 차도 불안한 사람이 / 가득 차도 아직 여유가 있다는 사람을 사랑해서 시작된다. / 66p


오늘 생일 약속엔 못 나올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 내가 나를 무한으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 주어진 거라고 생각하자 / 91P


화요일마다 동네에 꽃 트럭이 왔다. 사람들이 꽃을 한 다발씩 사 갔다 “꽃을 소분해 놓으면 집 안 어디서나 꽃을 볼 수 있잖아요” 나는 꽃이 보고 싶으면 꽃을 사지 않고 꽃을 검색했는데 / 105p


똑똑하다는 것은 자신이 별로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 시작입니다 / 109p


경험의 유무가 새로움의 기준이라면 / 경험이 없으면 없을수록 우리는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 129p


그렇게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서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 145p


그렇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미래의 독자다 / 다행히도 미래의 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 150p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 따라서 시인은 꿈이 될 수 없고 / 쓰는 것만이 꿈이 될 수 있다 / 1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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