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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한 [별빛 사윌 때] 책 추천

by ianw 2024.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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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사윌 때 _ 최시한 _ 문학과 지성사 _ 소설 _ 한국소설 _ 장편소설]

 

 

나라가 흥할 때이건, 망할 때이건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려는 사람들과 그 건너편에서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에게 각각 나라는 아마도 다른 의미일 것이다. 주인공 물참은 멸망한 나라 백제의 무사로, 작가에 따르면 자신만의 나라를 찾아 헤매는 인물이다.

 

 

책 제목 안의 사위다라는 말은 사전에서 찾아보면 불이 사그라져서 재가 된다는 뜻이라고 나와있다. 불은 어떤 나라이면서 그것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  물참인 듯하다. ‘별빛 사윌 때는 어둠이 잦아들고 먼동이 트는 때라고 한다.

 

 

7세기의 삼국통일은 한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그 사건을 알고 있지만, 그 역사적 명칭 뒤에 감추어진 개인들, 혼란속으로 내몰려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만, 고스란히 남은 피해는 모두 평범한 백성들의 몫이다.

 

 

어제의 우리는 오늘 다른 편이 되고, 그마저도 점점 더 작게 나누어져서 편을 가르고 서로 칼을 들이댄다. 그런 세상 속에서 물참은 자신을, 자신이 생각하는 나라의 존재와 의미를 찾아 움직인다. 작가는 주인공 물참을 통해 오랜 시간 잠자고 있던 이야기를 꺼내고, 깨워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우리는 역사의 큰 흐름 안에서 아주 작고 힘없는 존재들이지만, 역사는 그런 작고 연약한 개인들의 삶이 모여 구성된다.

 

 

오래 전에 있었을 법한 지난 날의 지어낸 이야기임에도 왠지 모를 기시감이 드는 것은 나의 착각만은 아닐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잘 살펴보면 어제도,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므로.

 

 

 

 

 

[문장수집]

 

전투가 끝나면 그랬듯이, 발에 느껴지는 땅의 감각이 새삼스러웠다. 목숨이 아직 몸에 붙어 있었다. / 15p

 

이 판국에, 무엇을 새로 짓겠느냐? 몸도 전 같지 않다. 이런 저런 책이나 읽으며 마음속에다 짓고 허물지. / 72p

 

힘들여 수리할 것도 없고 다시 지을 것도 없다. 본래 거기 있지 않았던 것이지, 마저 불로 태워 없애는 게 차라리 나을지 모르지. ./ 75p

 

참으로 어두운 세상이나, 세상은 끝지는 게 아니라 변한다. 변치 않는 건 없다. 그게 사람한테 늘 좋거나 나쁘지도 않구. 집을 쓸어 간 큰 물이 저 아래 물가에 새 받을 일구어주기도 하지 않느냐? 더 가지려 하고 서로 지배하려 드니까 싸우고 죽인다. / 77p

 

물참은 거기를 지날 때마다 그게 죽은 이보다 산 이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큰 돌을 옮겨다 고여놓으려면 큰 권력이 있어야 하고, 옮기는 동안 그 권력은 더욱 강해진다. / 106p

 

허나 죽음은 맨 나중에, 어쩌면 자기 선택과 상관없이 닥칠 일이었다. / 125p

 

나라는 허공에 지은 성 이었다. 땅과 거기 기대어 목숨을 잇는 백성은 여전히 있지만, 백제는 허공에 있다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 149p

 

그런 말을 듣다 보면 물참은 또다시 낙심이 되었다. 하느님이 만물을 내셨다면, 왜 사람의 세상은 이러합니까? / 158p

 

지금 그자와 자기 사이, 죽는 사람과 죽이는 사람 사이는 까마득히 멀었다.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와 자기의 처지를 나눈 것은, 이 자리에 있지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엇이었다. / 216p

 

세상을 떠난 사람과 지나간 일들의 자취가 모두 자기 속에 남아 있고, 강물처럼 흐르는 성싶었다. 흐르다가 달빛에 녹는 성싶었다. / 2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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