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외 _ 고양이를 쓰다 _ 시와서 _ 박성민 송승현 번역 _ 에세이 _ 해외에세이 _ 일본에세이]
부제 : 작가들의 고양이를 문학에서 만나다.
나쓰메 소세키, 하야마 요시키, 데라다 도라히코, 나카 간스케, 마사오카 시키, 사토 하루오, 스스키다 규킨, 다니자키 준이치로, 도요시마 요시오, 찰스 더들리 워너, 사키, 아그네스 레플리어, 이장희, 기타하라 하쿠슈, 무로 사이세, 하기와라 사쿠타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샤를 보들레르,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쓰오 바쇼, 고바야시 잇사, 에밀 졸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안톤 체호프, 다자이 오사무, 러디어드 키플링, 시마키 겐사쿠, 마크 트웨인, 미야자와 겐지, H.P.러브크래프트, 메리 프리먼 등의 작가들의 작품을 박성민, 송승현 두 분이 엮고 옮겼다.
이 책은 동서양의 작가들이 고양이를 소재로 쓴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필과 시, 소설의 순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나는 수필쪽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쓰여진지 시간이 꽤 지난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주제가 주제인만큼 전혀 오래되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하나의 글을 마칠 때마다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옮긴 이의 해석과 감상이 있어서 더 좋았다. 책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많은 예술가들이 고양이를 동료로 삼는다. 나쓰메 소세키와 그의 제자 문인들, 에밀 졸라를, 헤밍웨이를, 안톤 체호프를, 샤를 보들레르를,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인간실격의 다자이 오사무를, 정글북의 러디어드 키플링을, 잊어버리고 살던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작가 마크 트웨인을, 그 외 고양이를 동료로 인정했던 수많은 작가들을 한 책에서 만나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거기에다 고양이라는 사랑스러운 주제는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한치의 지루함도 허락하지 않았다.
다만, 이름만 들어도 수준을 의심하기 힘든 저명한 작가들에 의해 쓰여진 이 글들을 고양이가 좋아할 것이라는 장담은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냥 고양이는 그런 생물이니까. 어쩌면 아무런 관심도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고양이의 매력을 알아보기에 좋은 책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문장수집]
나는 고양이를 대할 때 느끼는 것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애정을 인간에게 품을 수 없다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려면 내가 인간보다 한 단계 높은 존재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겠지만, 혹시나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나는 초인의 고독과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평범한 인간인 나는 그저 새끼고양이라도 사랑해주고, 인간은 또 인간으로써 존경하며 가깝게 지내고, 서로 조심하며 미워하지 않는 것 말고 다른 길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새끼고양이, 데라다 도라히코 1923-
한 달쯤 지나 시오바라에 갈 일이 있었는데, 묵고 있는 여관 툇마루에 나와 있는 고양이가 죽은 삼색이와 똑 닮을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차츰 눈에 익으니, 머릿속에 담겨 있는 삼색이의 모습이 변하면서 눈 앞의 살아있는 것에 흡수되고 동화되어 가는데, 그 신비로운 심리 과정이 흥미로웠다. 우리가 지나간 기억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오늘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단지 망각 덕분만이 아니라, 절반은 이와 같은 작용 덕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Miserable misanthrope 불행한 인간혐오자, 이 말이 때때로 나를 위협한다. 인간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넘치지만, 어리석은 '나 자신'에게 가로막혀 그러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우리가, 작은 짐승에게는 비로소 순수한 애정을 쏟을 수 있는 것은 결국은 우리가 가진 또 하나의 오만함의 표출일 것이다. 나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처럼 인간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 자신이 인간보다 더 높은 존재가 되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작은 짐승을 사랑하는 것은 불행하고 연약한 인간이 '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지도 모른다. -고양이의 죽음, 데라다 도라히코 1927-
프레데릭 로커씨의 말로는, 길고 긴 한평생을 허비한 어느 명랑한 숫고양이가, 죽기 직전에도 자기 꼬리를 붙잡는 것에 마지막 숨을 소비했다고 한다. -식료품가게 고양이, 아그네스 레플리어 1912-
동물 중에 오직 고양이만이 명상적인 삶에 이를 수 있다. -앤드루 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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