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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책 리뷰 [임지은 _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_ 민음사 _ 시집 _ 한국시 _ 현대시]  마음에 드는 제목을 가진 시집. 이 책은 교양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인도양을 건너는 인도사람의 이야기나 완벽한 사자를 기르는 법이 더 궁금한 임지은 작가의 세 번째 시집이다. (자서 自序 참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같이 나 역시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   작가는 사물들이 구분되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자기만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녀의 시를 읽는 사람들은 그녀의 문장에 의해 낯선 곳으로 보내진다. 그녀의 시 속에 등장하는 낯설고도 낯익은 물질들 역시 그 여행에 동행한다. 나는 그녀의 방황, 그 방향과 결과들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다. 연속해서.. 2024. 10. 7.
마스다 미리 [누구나의 일생] 책 리뷰 [마스다 미리 _ 누구나의 일생 _ 새의노래 _ 박정임 옮김 _ 에세이 _ 일본에세이 _ 일본만화] 마스다 미리는 1969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스트다. 그녀는 사람들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의 평범한 일상을 편안하고 덤덤하게 그려나간다. 대표작으로는 30대 싱글 여성의 일상을 다룬 만화 가 있으며, 최근작으로는    등이 있다. 그의 작품 중   가 영상화 되었다. (작가소개 글 중에서) 만화 속의 작가가 만화를 그린다. 만화 속 작가의 이름은 쓰유쿠사 나쓰코다. 그녀는 집에선 만화를 그리고 낮에는 도넛 가게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가 만화속에서 만들어낸 주인공은 화과자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하루코다. 만화속의 주인공은 그를 만들어낸 작가와 연결되어 있다. 작가.. 2024. 10. 4.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책 리뷰 [이처럼 사소한 것들 _ 클레어 키건 _ 홍한별 옮김 _ 다산북스 _ 소설 _ 영미소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는 따듯한 온기가 필요하다. 온기를 얻기 위해서는 뭔가를 태워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 뭔가를 태워야 매서운 추위를 견뎌내고 봄을 기대할 수 있다.  주인공 빌 펄롱은 석탄과 목재를 파는 사람이다. 홀어머니 밑에서 태어나 비웃음과 놀림을 당했던 학교시절을 지나 지금은 아내와 다섯 딸을 돌보고 있는 성실하고 좋은 아버지다. 비록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펄롱의 가족은 행복하고 단란하다. 하지만 펄롱은 항상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함과 긴장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와 그의 가족이 살고 있는 사회가 가진 혼란스러움과도 연관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이 살고 있는.. 2024. 10. 1.
김이나 [나를 숨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 책 리뷰 [김이나 _ 나를 숨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 _ 위즈덤하우스 _ 에세이 _ 한국에세이 _ 작가 작사가]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연속해서 읽고 씀으로써 조금씩 더 높고 깊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원래 알고 있던 단어와 조합들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는 새로운 쓰임과 뜻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런 경험들은 신기하지만 어떤 때에는 낯선 단어들로 이루어진 우주에 버려져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우주로 떠올려지기 전에는 글자들이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되어 책 위로 떠오르기도 한다. 이때부터 이미 나는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글의 바다에서 길을 잃은 것이다. 나는 내 주변의 여러 현상들의 이유를 알게 되거나 그 현..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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