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_ 요시타케 신스케 _ 고향옥 옮김 _ 온다 _ 에세이 _ 그림 _ 일러스트 _ 만화]
교보문고 온라인에 ‘생각의 힘을 빼고 유연하게 살아가는 일상의 기술’이라는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는 책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힘을 뺀 생각들이 이어진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런 저런 날들에 일어나는 생각들에 제목을 달고 기록으로 남겼다.
기록의 시작은 어쩌면 너무나 사소한 것들이어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쳐 버릴만한 현상에 대한 관심이다. 예를 들면 한 팩에 3개 묶음인 요구르트의 밑에 있는 종이받침을 몇 개가 남았을 때 버리는 지, 먹고 난 빨대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같은 것들.
작가는 주변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처럼 사물을 관찰하고 사유할 수 있으면 아무리 사소한 일상이라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듯 하다. 무심코 지나치는 주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그것은 나 스스로와 다른 사람들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가볍게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스스로 의미를 두어도 좋을 것 같다. 어떻게 해도 읽는 동안만큼은 세상이 조금 달라 보일 것 같다.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반대편도 한 번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줄 것 같다. 이런 그림과 기록들은 세상의 다양한 것들에 취약한 작가가 어떤 영향으로 인해 마이너스가 되었을 때, 다시 0의 상태로 돌려놓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그럴 듯 하다.
시간은 그냥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많은 것들이 우리를 통과하며 축적되고 누적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기록은 그런 현상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문장수집]
많이 그리는 날도 있고, 한 장도 그리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행복할 때는 한 장도 그리지 않고, 스트레스가 있을 때 많이 그리죠. / 7p
그런데 새삼 생각해보면 우리네 인생도 신으로부터 부디 그 몸을 자유롭게 쓰거라, 하는 말씀을 듣고 이 세상에 태어난 거잖아요. / 19p
주로 쓰는 손의 손톱은 깎기 힘들다. 주로 쓰는 손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 24p
모두가 만져서 더러운 건가? 아니면, 모두가 만지지 않아서 더러운 건가? /29p
내일 할꺼야. 왕창 할꺼야. / 32p
어떻게든 후회하게 하고 싶지만, 그런 섬세함은 기대할 수 없다. / 38p
이 한마디 만으로, 그림 밖에 적어도 한 명이 더 있다는 게 됩니다. / 42p
사람은 아무리 만족스러운 상태일지라도 저도 모르게 뭔가 부족한 점을 찾게 되죠. 뭔가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싶은거죠. 그게 인간의 본성일 테니까요. / 49p
일곱 시는 양말 같다. / 50p
그 별 것 아닌 것 속에서 실은 ‘그 사람다움’이라든가 ‘인간다움’이 배어나오게 되므로, 그 편린을 모아보면 뭔가 보이는 것도 있지 않을까. 막연히 그런 기대를 하는 거예요. / 55p
지금뿐인데, 이 시간이 아까운데, 소중히 여기지 못한다. 다정히 대하지 못한다. 왜일까… / 60p
그 엄마에 그 아들이구나 싶더군요. 케첩 범벅이 된 입으로 야단치면서, 케첩 범벅인 아이의 입을 닦는다니. 히야, 노랑 머리가 잘 어울리는 상냥한 엄마구나 싶었어요. / 73p
라면집에서 사탕을 받은 아이의 행복한 얼굴. 믿을 수 있는 게 있다면 분명 이런 것이리라. / 74p
어른들은 행복해지려면 적어도 10~20만원은 필요하지 않나요? 학교에 다닐 땐 2만원만 있어도 행복해질 수 있었는데, 어른이 된 후로 행복의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거죠. 똑같은 기쁨을 얻는 데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진 거예요. / 그런데 이 아이는 사탕 하나에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어요. 난 이런 걸 잃어버렸구나, 싶었습니다. / 75p
더러워지면 씻고 더러워지면 또 씻고, 그래서 느낌 좋은 사람이 되어라. / 87p
이건 무리다 싶고,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 때. / 난 이것과 이것만 할 수 있는 것으로도 괜찮아, 라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 그제야 굉장히 행복해졌습니다. / 113p
이 고독감은 분명 뭔가에 도움이 된다. 도움되지 않을 리 없지 않은가. 이토록 답답하고 울적한데. / 114p
두세 달쯤 지나면 그렇게 묵혀둔 감정들은 잘 발효되어 근사한 아이디어가 될 꺼예요. 그래서 오늘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이 답답하고 울적한 기분만으로 뭔가 일을 했다고 할 수 있어요. / 117p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점점 보이기 시작하는 것. 그건, 뭔가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 140p
누구에게나 내일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있습니다. 변화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겠죠. 아니면 변하고 싶지는 않은데 아직 뾰족한 수가 없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법이죠. / 1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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