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해 _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 컬러 _ 디자인 _ 예술 _ 컬러 _ 색상 _ 대중문화]
컬러 연구소의 소장인 저자는 디자이너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컬러의 풍부함을 온전히 만끽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런 움직임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떤 분야이건 간에 새로운 것들을 알아갈수록 우리의 삶과 일상은 풍성해진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컬러에 대한 책이다. 작가는 디자인이나 여러 분야에서 컬러의 비중과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색에 관한 이론들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이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이라는 책은 컬러를 다룬 것 외에도 다른 시리즈들이 있다. 다른 시리즈들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연속해서 보게 되었고, 컬러를 다룬 이 책에 닿았다. 역시 내용은 좋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문장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또한 그와 별도로 모든 사물에 컬러만능론을 대입하려는 듯한 시도는 오히려 이 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책의 장점은 분명하다. 그건 이미 시중에 나와있는 컬러에 관한 책 들과의 차별성이다. 작가는 색을 대하는 개인이 자신만의 감정으로 색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는 색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컬러와 관련된 서적을 많이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지금 막 접하기 시작한 사람에게도 이 책은 색에 대한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다. 다만 제목과 같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좋은 것들에 대한 비밀을 알려준다는 점에 대해서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다.
[문장수집]
나는 어떤 강의든 음악과 이미지를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컬러는 디자인의 한 부분이기 전에 태초부터 존재해온 빛이자 에너지다. 그러므로 머리를 처박고 공부하듯 해서는 제대로 컬러를 배울 수가 없다. / 18p
단색은 강렬하게 한 마디 말을 하고, 배색은 이구동성으로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 32p
이 세상에 존재는 모든 컬러는 제각기 독특한 매력과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컬러의 아름다움을 왜곡되게 보는 눈이 문제일 뿐이지, 컬러는 모두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 40p
컬러편견이란 컬러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말한다. 이 고정관념은 남자와 여자가 다르고, 어린아이와 어른이 다르고,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르다. 편견에서 자유로운 쪽은 남자보다는 여자, 고대보다는 현대, 도시보다는 시골이다. / 42p
불과 30년 전, 국가보안법과 반공정신이 하늘을 찌르던 1980년대에는 빨간색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했다. 38선을 마주하고 민족끼리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아픈 현실과 레드가 내포하고 있는 반공, 혁명, 파괴, 전쟁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력하게 결부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빨간색은 반대, 거부, 단절 등의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곳에만 적용되었다. -그것을 붉은 악마가 해방시켜주었다. / 44p
내가 색을 정할 때 가정 어렵게 느껴지는 이미지/느낌은 어떤 것인가? 01 화사하고 여성스러운 느낌 02 중후하고 기품있는 느낌 03 내추럴하고 따듯한 느낌 04 강렬하고 섹시한 느낌 05 상냥하고 명랑한 느낌 06 절제되고 에너지 있는 느낌 / 47p
그러나 배색 책에는 같은 크기의 정사각형 3개 혹은 4개의 묶음으로 이미지를 분류하고 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책을 참고하여 디자인했을 때 원했던 느낌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이미지 형용사에 딱 맞는 세 가지 컬라라도 적용될 면적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또 다른 느낌이 나오기 때문이다. / 50p
공식을 따라하겠는가, 아니면 컬러감각을 내 것으로 만들어 영원히 소유하겠는가? 전자를 택한다면 내가 알려주려는 감각훈련은 따로 필요없을 것이다.-하지만 감각을 내 것으로 소유하는 기쁨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기쁨도 논할 수 없다.-감각을 소유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감각을 베끼는 것으로는 죽을 때까지도 이러한 희열을 알 수 없을 것이다. / 56p
컬러 배색에 답이 있긴 하지만, 스스로 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체득되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경험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보고,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을 한다. / 61p
내 감각이 쓸 만해 보인다면, 그건 타고나서가 아니라 쓸 만한 경험을 많이 갖고 있어서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느끼고 판단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그것이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패션 디자이너 최범석- / 62p
하지만 디자인도 생명력을 가진 유기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작품에 의미를 담고 마음을 담았다면 보는 사람도 그대로 전달받는 법이다. / 63p
빨간색은 직사광선에 가장 먼저 탈색되는 색으로, UV차단기능이 있는 필름을 입히지 않는 이상 빨리 누렇게 변한다. / 85p
빨강은 삼원색 중 하나다. 심장, 피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강렬한 에너지를 지녔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섹시함과 도발성이 있으며, 혁명/파괴/전쟁이라는 부정적인 의미와, 생명/힘/따스함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준다. 빨간색을 보는 사람은 누구나 그 색이 자신을 향하여 돌진하고 있다고 느낀다. / 91p
주황은 빨강과 노랑을 더해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빨강다운 면모와 노랑다운 면모를 동시에 지니는 색이다. - 주황은 빨강처럼 따뜻함이 느껴지며, 노랑처럼 생동감이 있고 천진난만하다. / 91p
노랑은 희망적이다. 2009년에 미국발 경제위기가 터졌을 때 가장 유행했다. 천진난만하고 순수하며, 다분히 감정적인 색이다. 이성적인 느낌을 대변하는 블루와는 다르게 감정적인 느낌을 대변하므로 때로는 신경질적이고 까다로운 철부지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긍정적인 면이 있으면 부정적인 면도 있는 법이다. / 92p
연두는 노랑의 귀여움과 초록의 진실성을 두루 갖췄다. / 92p
초록은 자연의 색이다. 자체로도 아름답고 싱그러우며 편안하고 친근하다.-초록을 선호하는 사람은 초록의 안정성과 편안함, 보수적인 느낌을 좋아한다. / 93p
지구인의 80%가 좋아하는 색 파랑.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바다와 밀접한 국가들이 선호한다. 바다의 풍성한 생명력을 차갑고 냉정하게 전달한다. 바다처럼 깊이 있으며 지적이고 이성적이다. / 93p
보라는 한 때 정신병자가 사랑하는 색이라는 오명을 쓴 적도 있다. 빨강과 파랑의 극적인 동침을 통해 탄생하기 때문에 끝과 끝을 오가는 느낌을 가졌다. 색체계를 통틀어 가장 신비롭고, 가장 우아하며, 가장 예술적인 색이다. / 94p
마젠타는 흔히 ‘핑크’라고 부르는 것의 원조다. 마젠타는 색명으로 존재하며, 먼셀의 색상환에서는 바이올렛이 레드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묘사된다. 여성스럽고, 귀여우며, 자기의지가 분명할 컬러다. / 94p
갈색은 빨강과 주황, 노랑이 블랙을 만남으로 이뤄진다. 범위가 넓고 클래식하며 전통적이고, 동시에 인간적이고 풍부하다. 따듯하며 조신스럽고 때로는 진부하기도 하다. 특유의 품격 있고 고상한 느낌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더 좋아지게 된다. / 95p
블랙은 이 세상의 모든 죄와 타락과 미움과 저주를 대변한다. 그러면서도 블랙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섹시하고, 모든 것을 흡수하는 블랙홀이며, 가장 단순하고 또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위엄과 권위, 카리스마 같은 온갖 힘이란 힘은 다 가졌고, 동시에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허무를 보여주기도 한다. / 95p
흰색은 깨끗하고 순결하며 정적이고 고요한, 모든 색을 과감히 흐릿하게 만들어 버리는 요술쟁이다. 그러나 너무 지나친 순백색일 때는 두려움을 주는 색이기도 하다. / 96p
톤이란 명도와 채도를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 97p
최상위권의 고명도로는 고채도를 표현해낼 방법이 없다. 화이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채도는 당연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밝고 선명한 색은 그러므로 중명도에 고채도를 가진 색이다. 활기차고 상냥하고 명랑한 느낌을 표출하는 톤이다. / 101p
색의 경연감 : 경연감은 색에서 느껴지는 강하고 약한 느낌을 말하는데, 이는 채도가 좌우하는 부분이다.-색상에 따라서도 경연감이 나누어지기도 하는데, 한색은 딱딱하게 난색은 부드럽게 느껴진다. / 102p
색의 무게감 : 무게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명도다. 단연 명도가 낮은 색은 무거워 보이고, 명도가 높은 색은 가벼워 보인다. / 104p
이미지 형용사란 색의 느낌을 언어로 표현한 것으로,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드는 단어를 말한다. / 115p
한, 가냘픈 / 중성적인 단어 : 경쾌한, 외로운, 우울한, 맑은 / 남성성과 연결되는 컬러 : PB, B, BG, G / 여성성과 연결되는 컬러 : YR, R, RP, P / 중성성과 연결되는 컬러 : Y, GY. / 116p
채도가 강하거나 명도가 어두울수록 컬러는 강한 면모를 보인다. 반대로 채도가 흐리거나 명도가 밝을수록 힘은 약하다. / 118p
게슈탈트 법칙은 인간이 사물을 인식하는 법칙을 설명한 이론이다. 예를 들어 같은 모양을 가진 것끼리는 한 데 묶어서 보고, 닫혀 있지 않고 열려 있엇도 닫힌 모양으로 인식하며, 좋은 모양, 좋은 연속이 나오게끔 모양을 이어서 보는 경향을 말한다.-컬러가 형태보다 시각을 강하게 지배한다. / 139p
올바른 색상을 쓰는 것보다 아이덴티티를 위한 차별화된 창조적인 컬러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알리스, 로라 리스/22가지 브랜딩 불변의 법칙- / 158p
답과 아이덴티티 두 가지 토끼 잡기 / 메인은 평범하게, 서브는 비범하게 /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메인컬러를 선택한다.-서브컬러에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허를 찔러라. 컬러는 옆에 어떤 컬라가 오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잔상이나 연변대비, 동시대비 같은 이론들이 그에 관한 이야기다. / 164p
사랑은 대상에 대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발아한다. 그런데 대상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어떻게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으며,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겠는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랑이 필요하다. -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그대가 먼저 만물에게 눈길을 주어라. - 글쓰기의 공중부양 - / 1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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