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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추천

by ianw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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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에쿠니 가오리 _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_ 김난주 옮김 _ 소담출판사 _ 에세이 _ 일본에세이]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에쿠니 가오리는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일본의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이다.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작가인 에쿠니 가오리는 한국에도 꽤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책을 읽기 전에 차례를 살펴보면 책에 그려진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1장은 쓰기, 2장은 읽기, 3장은 그 주변이다. 글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의 목차와도 유사하다. 이 책은 그녀가 그간 신문과 잡지를 발표한 작품 중 ‘읽기’와 ‘쓰기’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에세이집이다.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특히 읽기에서는 작가가 다양한 책들을 소개해 주는데,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플라테로와 나_후안 라몬 히메네스 / 천애_사와키 고타로 / 티파니에서 아침을_트루먼 카포트 / Z짱_이구치 신고 / 늏햄프셔 호텔_존어빙 / 우미인초_나쓰메 소세키 / 마가릿 와이즈 브라운의 그림책들 / 제인오스틴북클럽_캐런 조이 파울러 / 롤리타_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벨카, 짖지 않는가_후루카와 히데오 / 노르웨이의 농장_마리 함순 / 사양_다자이 오사무 / 워싱턴의 노래_쇼노 준조 / 베이컨_이노우에 아레노 / 세일러와 페카_노드스트룀 /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작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아무래도 좀 다른 느낌이 든다. 깊이가 다른 것 같다. 똑같은 주변의 풍경이지만 뭔가 숨어있는 빛나는 것들을 찾아내고 수집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야기들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 여운 안에는 그리움도 좀 있는 것 같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작가의 단정한 문장들을 읽어나가다보면, 글이 쓰고 싶어지는 동시에 쓰기 싫어진다. 단정하지 못한, 읽기 힘든 내 글이 보기 싫어지기도 한다.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에세이를 읽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그건 비슷한 시간대를 살아가는 어떤 한 다른 사람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기도 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걸 엿보면서 내가 중심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나와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 같은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쨌든 책의 말미에 적힌 옮긴 이의 말처럼 우리가 작품을 통해 상상하는 작가의 삶이 아닌, 울타리 안의 실체로서의 그녀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문장수집]


의사가 다시 말한다. “아무튼 온 세계의 사소한 것들을, 어떻게 된 일인지 당신이 온 몸으로 주워 모았다는 겁니다.” 아아, 하고 나는 이제야 이해한다. “아아, 그거군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하고 나는 말한다. 나는 소설가니까, 하고 스툴에서 내려와 안심하고 진료실에서 나왔지만, 그 후에도 금귤베리가 먼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전시회 IN SITU-1에서 배포한 책자에 기재- / 18p


나는 그 곳에서 내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37p


자신과 자신 이외의 것이 이어질 때, 세계는 갑자기 열립니다. 이건 정말이에요. 그러니 그전까지는 가만히 있는 것도 괜찮아요. 다만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이고, 몸의 감각이 무뎌지지 않도록, 비가 내리면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고양이 털과 개털의 감촉을 구분할 수 있도록, 암염과 천일염의 맛이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스스로 느낄 것. 그릇장에서 나왔을 때, 그것들이 기본 체력이 됩니다. / 37p


자양강장에, 재미있는 영화만큼 좋은 것도 없다. 힘이 솟고, 인생과 이야기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 39p


편지는 물체이다. 종이이며 잉크이며, 풀이며 우표이며, 쓴 사람의 기척이기도 하다. 냄새가 있고 촉감이 있다는 것, 그것이 배달된다는 것, 소인이 찍히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손을 거치고, 전철과 자동차와 배와 비행기에 실리고, 또 내려지고, 비와 눈에 젖기도 하고. - 가령 같은 글귀라도, 기계에 갇힌 언어와 종이 위에다 사람이 쓴 언어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기를 밝힌다. 편지 속에는 저마다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다. / 51p


글자에는 질량이 있어, 글자를 쓰면 내게 그 질량만큼의 조그만 구멍이 뚫린다. - 가령 내가 안녕이라고 쓰면, 안녕이라는 두 글자만큼의 구멍이 내게 뚫려서, 그때껏 닫혀 있던 나의 안쪽이 바깥과 이어진다. 가령 이 계절이면 나는, 겨울이 되었네요. 하고 편지에 쓸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그때껏 나의 안쪽에만 존재하던 나의 겨울이 바깥의 겨울과 이어진다.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조금 밖으로 흘리는 것이다. 글자가 뚫은 조그만 구멍으로. / 52p


그런데도 종이 위에 있는 것은 틀림없는 오늘이다. 쓴다는 것은 시간을 약간 멈추게 하는 것, 멈춰진 시간은 거기에 계속 머문다. / 53p


애당초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다. 사람은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자유롭다. 오히려 자유에서 벗어날 수 없다. / 68p


꽤 오래 뵙지 못했지만, 간혹 아라이 씨 나라로 여행을 갑니다. 그곳에서는 비가, 햇빛처럼 밝게 내리지요. 반대로, 햇빛이 비처럼 모든 것을 적시기도 하고요. 그곳의 밤은 무척 어둡죠. 어두운데 많은 것들이 보여서 재미있어요. - 예전에는 수수께끼 같다고 여겼는데, 그곳에는 입구와 출구가 없잖아요. 그런데 나는 어떻게 그곳으로 갔다가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걸까요. /117p


책을 읽는 다는 것은 그곳으로 떠나는 일이고, 떠나고 나면 현실은 비어버립니다. 누군가가 현실을 비우면서까지 찾아와 한동안 머물면서,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게 되는 책을, 나도 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 129p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은 잠시동안 죽는 것이다. 필립 말로우는 그렇게 말했는데, 산책을 하는 것 역시 잠깐 동안 죽는 일이다. -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일상이 거기에서 뚝 끊겨 시간이 정체된다고 할까, 느슨하게 고인다. 갈분차처럼. 그런 의미에서 산책과 여행과 목욕은 비슷하다. / 132p


바다에는 길이 없으니, 온 사방이 물이고, 오후는 길고 눈부시고 덥고 아름답고 나른했다. / 161p


내가 어렸을 때는 주위에 즐거워 보이는 어른들이 참 많았다. - 그들은 물론 ‘일’을 하고 있었고, ‘주택융자금’과 ‘자식’도 있었다. 하지만 인생을 즐겼다. 어른에게는 어른의 세계가 확실하게 있었고, 나는 그 세계를 동경했다. 어른들은 참 좋겠네.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할 수 있는 그들은 멋졌다. / 165p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차분하고 느긋하다. 고귀하달까, 여유롭다고 할까, 아무튼 결정적으로 어딘가 모르게 우아하다. / 174p


죽은 단순한 음식이고, 그래서 더욱이 초보와 전문가의 솜씨 차이가 두드러진다. / 178p


나의 ’기’는 길을 자주 잃는다. 폭군인데 길을 자주 잃다니, 따라가는 사람 생각도 해 줬으면 좋겠다. / 2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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