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에세이 기술 _ 피터 레빈 _ 이준희 옮김 _ 소동 _ 자기계발 _ 성공처세]
무언가에 관심이 쏠리면 자연스럽게 관련서적으로 눈길이 간다. 전에도 ‘독서를 더 잘 하기 위한 책’, 그러니까 ‘책을 더 잘 읽기 위한 책’ 같은 책은 재미있는 주제라고 생각했다. ‘책을 더 잘 읽기 위한 책을 더 잘 읽기 위한 책’은 어떨까 생각해본 적도 있다. ‘글로 이루어진, 글을 더 잘 읽고, 글을 잘 쓰기 위한 책’ 역시 재미있다. 책의 제목이나 쓰여진 목적만큼 내용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도움은 된다.
이 책은 단순히 에세이를 잘 쓰기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작가는 대학이라는 장소가 가진 특징들을 정리하고, 학문을 위한 곳임을 상기시키고, 그것에 따른 대학생활의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전략이란 당연히 글쓰기에 관한 것이다. 또 그 전략에는 재미있게도 교수님의 성향을 고려하는 것도 포함된다. (좀 더 일찍 읽어볼걸 그랬다.)
서두와 1부에서는 대학이라는 세상과 그 곳에서의 학습법에 대해, 2부에서는 목적에 따른 몇 가지 독서법들에 대해, 3부에서는 목표내용을 찾으며 읽는 법, 4부에서는 에세이의 유형과, 그에 따른 사고의 전개 방식, 글쓰기 스타일과 방법론을 제시한다. 5부에서는 선행연구자들의 연구결과를 에세이에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인용과 참고문헌 제시 방법을 소개하고, 6부에서는 표절과 부정행위 시비에 대해 짚어준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인 ‘요약하며 읽는 방법’은 문서를 읽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그 순서는 01 글의 유형 파악하기 / 02 글의 구조 파악하기 / 03 저자의 접근법 파악하기 / 04 결론 파악하기 / 05 글의 지도 만들기 / 06 요약 종합하기 / 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글을 쓰기 위해 여러 글을 읽고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도 있다. 작가는 그 방법을 ‘핵심용어 찾기’라고 부른다. ‘핵심용어 찾기’는 말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 우리가 수업에서 관련주제에 대해 특별히 중요하게 다루었던 용어나 표현, 주제에서 다루어지는 현상(역사적 사실과 현재 상황을 포함해서)과 쟁점, 주제에서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체제, 구조, 관계(특히 인과관계)와 경과, 분류항목(카테고리), 이론이나 명제 또는 개념, 그리고 기타 앞의 항목들에 포함되지 않는 전문용어를 중심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법과 바로 연결되는 것으로 ‘목표내용 찾으며 읽기’가 있다. 그 순서는 / 01 핵심 용어 한 번 더 확인하기 / 02 목차 훑어보기 / 03 색인 훑어보기 / 04 책갈피 추가하기 / 05 책 전체 훑어보기 / 06 가장 중요한 부분 복사하기 / 07 결과 정리하고 활용하기 / 이다. 또한 이 외에도 꽤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방법들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책을 읽고 나면 뭔가 전보다는 조금 분석적인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명 과정이 필요하다. 글을 읽고, 분야를 나누고, 목차를 확인하고, 요약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접하고, 그것을 자신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사람들과 나누고,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다시 내 생각을 내어 놓는,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사람을 만나는 과정과 닮아있다. 여러 책들을 읽는 것은 사람들을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므로, 나는 독서라는 행위가 우리가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 그러니까 더 잘 살아가기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이며 하나의 연구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우리들은 이미 거창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연구를 정리한 글도 쓰고 있으며, 동시에 효과적으로 연구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도 익혀나가고 있다. 우리는 각자 개인적인 방법으로 글을 쓰고 있는데, 작가에 따르면 ‘방법론’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사람일지라도 글을 쓰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는 점에서 이미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방법론이란, 연구를 수행하는 다양한 방법의 세계다. 아마도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을 지속시키고 꾸려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연구를 자신의 방법으로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이 세계의 연구자들이다.
[문장수집]
대학 세계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활자로 출판함으로써 이름을 알린다. 24p
대학에서 읽기와 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당장 에세이를 쓸 때만 해도 책과 연구 자료(일반적으로 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말한다)를 먼저 읽어야 한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읽기와 쓰기를 묶어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어떤 주제를 다룰 때 읽기와 쓰기를 모두 고려하여 사고를 구조화하는 것이다. 25p
지금부터 독서의 목적을 새롭게 정의하자. 독서의 목적은 책 속에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정보, 추론 과정, 개념, 이론, 설명, 저자의 주장 중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내는 것이다. 31p
먼저 ‘자료 수집하기’를 위해서는 수집한 자료를 선별하는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읽는 내용을 ‘자기 언어로 바꾸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학술어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한 일종의 미니 사전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용 소화하기’와 관련해서는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을 때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38p
에세이를 돋보이게 하려면 한 가지 이상의 정의나 서술을 제시한 뒤 차이점을 지적하는 것이 좋다. 92p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할 때는 인용의 목적과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왜 그 부분을 인용하는지, 인용할 구절이 글에 어떤 효과를 더할지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다. 93p
두 가지 사이에서 갈피를 잃는 순간 에세이는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글이 되고 만다.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사실은 ‘의문과 해답’유형인 에세이(차근차근 추론 과정을 거쳐야 하는 글)를 당당하게 ‘주장’으로 시작해 놓고 나서 이어서 쓸 말이 없어 막히고 만다. 104p
어떤 사람이 선호하는 글쓰기 스타일은 무엇보다 자신의 글쓰기에 잘 나타나므로 교수님이 직접 쓴 책이나 논문을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106p
방법론이란, 연구를 수행하는 다양한 방법의 세계다. 어떤 글을 쓰든 특정한 ‘방법’을 따르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 방법론이 적용되지 않는 글은 없다. 방법론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사람일지라도 글을 쓰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는 점에서 이미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 115p
교수님이 “히틀러는 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는가?”라는 주제로 에세이를 써오라는 과제를 냈을 때 / 첫번째 방법은 그 시대를 다룬 역사학자들의 견해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 경우 에세이에 자칫 자신의 생각은 없고 역사학자들의 생각만 잔뜩 들어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둘째로 이전 시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원인이 되는 사건들을 서술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중요도에 따라 어떤 사건을 포함시키고 어떤 사건을 빼야 할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에세이의 주요 내용은 사건별로 중요도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것이 될 것이다. / 세 번째 방법으로 가상의 역사 시나리오를 꾸밀 수도 있다. 이를테면 “히틀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독일을 통치했어도 전쟁을 일으켰을까?”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이다. / 네 번째로 당시 히틀러에게 어떤 선택들이 있었는지, 각각의 선택을 어떻게 고려했을지 생각해보는 방법도 있다. 즉 당시 히틀러의 사고구조와 심리를 글 속에 재현하는 것이다. 116p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 분명히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에세이를 쓰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마도 두세 가지 방법을 어중간하게 조합해서 써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막히게 될 것이다. 어찌어찌 에세이를 완성해서 제출한다고 해도 잡다한 방법이 뒤섞인 글은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117p
어떤 유형이라도 기본적으로는 1. 조사나 연구로 데이터와 참고문헌 등 ‘1차 자료’를 얻어내고 2. 그 자료를 기준에 따라 정리한 뒤 3.여러분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독창적인 결론을 얻어내는 3단계에 걸쳐 쓰인다. 이 과정이야말로 사실상 학문 연구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20p
개요라고 해서 처음부터 너무 막연한 용어를 사용하면 글의 방향이 흐트러지기 쉽다. 짧은 문장으로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은 좋지만 가능하면 정확하고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하자. 121p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할 때는 인용의 목적과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왜 그 부분을 인용하려는지, 인용할 구절이 글에 어떤 효과를 더할지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인용이란 단순히 “~에 따르면” 또는 “~는 ~라고 말했다” 하는 식으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글을 빌려 여러분 글의 권위와 중요성을 더하는 과정이다. 125p
에세이를 쓸 때는 지금처럼 각 부분에 들어갈 내용을 모두 확보한 뒤 ‘조립’하는 방식이 가장 보편적이다. 어느 부분을 먼저 쓰는지는 크게 상관없다. 오히려 서론부터 순서대로 쓰는 것보다는 몸통이 되는 본론 부분을 먼저 쓰는 것이 나중에 서론과 결론을 구성할 때 더 편리하다. 130p
이런 문제를 피하려면 모가를 세밀하게 만들어서 각 내용이 속하는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좋다. 한 항목에 속하는 내용은 다음 내용과 확실하게 분리되어야 한다. 133p
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룰 때는 관련된 여러 주제를 폭넓게 검토한 뒤 그 주제를 선택했음을 밝혀야 한다. 자칫 그 주제 하나밖에 몰라서 그렇게 선택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좋은 방법은 에세이에서 견해가 정반대인 두 연구자와 중간쯤에 해당하는 한 연구자, 총 세 명을 다루는 것이다. 물론 이때도 서론에서 그 선정 기준과 이유를 꼭 언급하자. 135p
대학의 글쓰기에서는 다른 사람의 연구를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고 그 출처를 분명히 밝히는 과정이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출처를 밝히는 데는 크게 미주와 각주 등의 ‘주석’과 ‘참고문헌’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 출처를 밝히는 작업은 에세이의 표절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본격적인 논문이나 다른 학술문헌을 작성할 때를 대비한 연습이기도 하다. 또 출처를 밝힘으로써 자료의 신빙성을 검증하였음을 확인시킬 수 있다. 142p
다른 사람의 자료를 인용하고 그 출처를 밝히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에세이에 포함시켜야 한다. 01 인용자료의 부분 발췌 (변형을 가하지 않고 원문이나 원문의 일부를 에세이 내용에 맞게 재구성한 문장) 또는 자료를 인용했음을 나타내는 서술. 02 인용된 자료임을 나타내기 위해 본문에 추가하는 표식 (미주나 각주, “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을 참조할 것” 등의 표현). 03 참고문헌 목록 (일반적으로 글이나 책의 마지막 부분에 첨부). 143p
참고문헌 표기 방식을 익히기에 앞서 이런 방식에는 통일된 기준이 따로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어떤 방식을 따를지는 에세이 주제를 낼 때나 학기 초에 교수님이 지정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따로 지정한 표기 방식이 없다면 당연히 어떤 표기 방식을 사용해야 할지 질문해야 한다. 145p
페이지 아래 주석은 각주, 책이나 논문 마지막의 주석은 미주라고 한다. 146p
자료를 읽고 인용할 부분을 찾을 때 해당 자료의 기본 서지(저자, 출판 연도 등 책에 관한 정보)를 그때 그때 적어두면 나중에 참고문헌을 표기할 때 수고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자료의 일부분을 복사할 때는 표지와 본문의 첫 페이지를 함께 복사해두면 나중에 어느 자료에서 나온 내용인지 다시 뒤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162p
사실 여러분이 대학에서 쓴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졸업논문의 중요한 심사기준조차도 “기존 연구자료와 연구자의 실험을 바탕으로 얼마나 논리정연하게 비판적 연구를 수행했는가”이지, “자신만의 생각이 얼마나 들어갔는가”는 아니다. 172p
엄밀히 말해 완전히 독창적인 연구는 하나도 없다. 모든 연구는 기존 연구 내용에 기반을 두고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대학공부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접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출처를 밝히지 않은 무단 도용이 문제가 될 뿐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신의 연구에 반영시키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172p
어느 분야에서 방대한 지식을 갖추려면 반드시 선행 연구자들의 관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어야 한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관점이 생겨난다. 174p
[부록] 국문 주석 및 참고문헌 작성법
01 주석번호의 위치
* 문장의 끝, 구두점 뒤. 예) ~이다. 1) / - 연결어미 다음. 예) ~인데, 2) / - 명사 다음. 예) ~의 연구결과, 3)
02 책과 논문의 경우
필자 또는 편자 이름 / 자료명 / 번역자 또는 편자 / 판수 / 출판사 위치 / 출판사 이름 / 출판 연도 / 페이지 번호 / 마침표
예) W.부스, G. 컬럼, J.윌리엄스, <학술논문작성법>, 양기석 역, 서울: 나남출판, 2000, p.336
J. Gibaldi, MLA Handout for Writers of Research Papers, 6th; New York; The Modern Language Association, 2003, pp.25-28
진수정, <문장 유형에 의한 문항의 차별적 기능 탐색> , 이화여자대학교 석사 학위 논문, 2004, pp. 59-60
03 웹사이트의 경우
저자명(없을 경우 생략) / 제목, 전체 제목 / 출판년도 또는 마지막 수정일 / URL주소 / 접속일
예) 정동원, <위인전은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인가> , <<오마이뉴스>>, 2007. 10. 26, http: 이하 주소
04 참고문헌 목록 작성법
국한문자료를 먼저 수록한 뒤 외국어 자료를 수록한다 / 국한문 자료는 저자명의 가나다순, 외국어 자료는 성 last Name의 알파벳순으로 정렬한다 / 한 저자의 문헌이 여럿인 경우는 출판 연도순으로 구분한다.
예) 김영희, <한국어 통사 현상의 의의>, 서울:도서출판 역락, 2005.
정민, <한반도 호랑이 지도론>,<<문헌과 해석>> 통권 27호, 2004, 여름, 114-134.
진수정, <문항 유형에 의한 문장의 차별적 기능 탐색> , 이화여자대학교 석사 학위 논문, 2004.
Gibaldi, J., MLA Handout for Writers of Research Papers, 6th; New York : The Modern Language Association,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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