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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 [츠바키 문구점] 책 추천

by ianw 2026.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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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 _ 츠바키 문구점 _ 예담 _ 권남희 옮김 _ 소설 _ 일본소설]

 

츠바키 문구점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어떤 때는 번역가가 마음에 들어서 고르게 되는 책도 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둘 다다. 

 

츠바키 문구점 책


이름은 하토코, 포포라는 별명을 가진 주인공은 선대로부터 이어받은 츠바키 문구점을 지키고 있다. 포포가 주로 하는 일은 대필이다. 우리에겐 생소한 직업이지만 대필이란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편지나 엽서, 초대장 등에 들어갈 글을 대신 써주는 일이다. 

 

츠바키 문구점 책


다양한 손님들이 츠바키 문구점을 찾는다. 손님 중에는 원숭이의 조문편지를 부탁하는 사람도, 결혼식에 와준 사람들에게 두 사람의 이혼을 알리는 편지를 부탁하는 사람도 있다. 주인공은 자신의 뜻이나 안부를 전하려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뢰를 받으며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츠바키 문구점 책


누군가의 마음을 대신 글로 써 주는 대필은 여러모로 섬세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글자가 담기는 종이의 결, 그 종이를 감싸는 종이의 색, 또 그 종이를 감싸는 봉투의 종이의 두께, 잉크의 농도, 글자가 쓰여지는 방향은 세로인지 가로인지, 우표는 어떤 것을 붙이는지. 

 

츠바키 문구점 책


주인공은 의뢰자의 사연을 듣고, 글이 어디에 쓰일지 꼼꼼히 들여다보고, 무엇을 어떻게 쓸지 결정한다. 요청한 사람의 마음이 되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는 것. 그러려면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츠바키 문구점 책


오랜만에 편안한 책을 만났다. 나는 일본 소설 중에서도 이렇게 잔잔한 일상을 하루하루 열심히 채워가며 보람과 삶의 행복을 느끼는 내용을 좋아한다. 그런 책들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나 스스로도 평안한 마음이 들고 회복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 주어진 시간들을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만큼 진지하게 대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마음은 불편해지지 않고 잔잔해졌다. 나는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조용한 행복을 느꼈다. 

 

츠바키 문구점 책


책 마지막에는 포포가 실재로 쓴 것 같은 편지들이 얇은 종이에 인쇄되어 있어서 놀랐다. 이런 섬세함이 이야기를 더 살아있게 만든다. 이번 책은 여운이 좀 길게 남을 것 같다. 

 

 

 

 


[문장수집]


차라리 전부 똘똘 뭉쳐서 쓰레기통에 휙 처넣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로 인해 득의양양하나 미소를 지을 어른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막판에 묘한 오기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 14p


하지만 가까이 가면 안된다고 주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가까이 가고 싶고, 만지고 싶은 마음이 마구 솟구쳤다. / 21p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나지막하게 축하해, 하고 속삭였다. 내 목소리가 들렸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 남풍이 부드럽게 지나가고 물색 종이가 기분 좋게 춤을 추었다. / 29p


눈물샘을 자석 삼아 세상의 슬픔이란 슬픔을 모두 빨아들였다. 그 속에는 어린 시절 길렀던 금붕어가 죽었을 때의 슬픔과 스시코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의 슬픔도 포함됐다. / 35p


방울벌레가 가을을 날라 온 것 같다. / 어디선가 서늘한 바람이 들어왔다. / 79p


그 후 며칠을 나는 소노다 씨와 함께 보냈다. / 물론 실제 소노다 씨는 아니었다. / 89p


펜 끝은 상상 이상으로 매끄럽게 미끄러졌다. / 표면의 요철에 걸리는 일 없이, 마치 아침 해가 비치는 얼음 위를 기분 좋게 달리는 스케이트 같았다. / 93p


그렇게 말하고 남작은 혼자 멋대로 웃었다. 말이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이어서 반박할 수 없었다. / 133p


혼자 컸다고 생각했는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나를 낳은 사람은 엄마다. 그리고 배를 곯던 내게 젖을 준 사람도 있었다. 거기까지 나를 안고 간 사람은 선대다. / 나를 낳고, 지키고, 길러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마음속으로 전했다. / 138p


카렌 씨가 자리를 떴다. 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 걷는 모습은 백합. 카렌 씨는 그 표현 그대로인 사람이었다. / 146p


나는 어째서 편집자라는 길을 선택했는지 한 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신선했습니다. 역시 나는 누군가가 읽고 기뻐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의뢰 편지는 직접 써서 보냈고, 거절당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포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 154p


“있지, 마음속으로 반짝반짝, 이라고 하는 거야. 눈을 감고 반짝반짝, 반짝반짝, 그것만 하면 돼. 그러면 말이지, 마음의 어둠 속에 점점 늘어나서 예쁜 밤하늘이 펼쳐져.” / 156p


서둘러 가게 문을 닫은 뒤, 편지가 든 종이 가방을 자전거 바구니에 넣고 출발했다. 선대와 정면으로 마주하려면 나름대로의 각오가 필요하다. 집에서는 무리였다. 내가 어지간해서 맞붙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 212p


이쪽이 마음을 열면 그만큼 벚꽃도 많은 얘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벚꽃과 점점 친밀해지는 듯한 기분에 마음속으로 벚나무를 꼭 안았다. / 284p


“이 나이가 되면 말이야. 매일매일이 모험이야. 재미있는 일이 연신 일어나니까.” / 289p


나와 바바라 부인의 시선 끝에 벚꽃이 피어 있다. 이미 주위에는 살짝 어둠이 내려앉았다. 하늘은 분홍색과 짙은 감색이 완만한 층을 이루어 최고의 칵테일 같은 색채였다. / “너무 행복하니까 왠지 요즘 슬퍼져.” / 바바라 부인이 숙연하게 말했다. / 289p


그랬구나. 자기도 아빠에게 받고 있어서 그때 내게도 해주었구나. 외로울 때 자신을 꼭 껴안는 법을 가르쳐준 뒤, 내가 천천히 눈을 뜨자 큐피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 294p


“그러니까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 그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이죠. 나도 줄곧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느 날 깨달았답니다. 깨달았다고 할까, 딸이 가르쳐주었어요.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 하기보다 지금 손에 남은 것을 소중히 하는 게 좋다는 걸요. 그리고……” / 305p


손발을 꽁꽁 묶어두었던 것 같은 말들이 해방됐다. / 3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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