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 _ 오늘의 인생3 _ 새의노래 _ 이소담 옮김 _ 만화 에세이 _ 일본만화 _ 일상 드라마 가족만화]

어떤 단어들은 그 소리만으로도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 또 어떤 물건들은 생긴 모양으로 사람을 특정한 생각에 젖게 만들기도 한다. 그 단어들은 어떤 음식의 이름(피카타, 빠삐코) 이라던가, 어떤 별자리의 이름 (스피카 : 처녀자리 일등성)일 수 있다. 우리를 생각에 젖게 하는 물건들은 주로 개인의 경험에 의해 특정된다. 나는 이 문장을 생각하고 이 곳에 옮기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모르고 있던 또 하나의 흥미로운 현상을 포착해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이런 것을 즐긴다고, 바로 전에 읽었던 책 ‘팩트풀니스’에 적혀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이 늘어났다. (위에 나온 음식의 이름은 작가가 포착한 것이다.)

우리는 각자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을 해석한다. 그래서 시선과 관점은 주관적일 수밖에 었다. 어떤 미학자는 사람들이 작품을 객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이유가 서로 동일한 시각기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 말이 어느 정도는 맞고 또 어느 정도는 틀리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는 세상은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과 같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세상에 관심을 가진다. 들여다보고 싶어 한다.

나의 경우는 그런 누군가의 세상, 일상이 잔잔하게 느껴질 경우를 더 선호한다. 그런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고 있으면 왠지 안심이 되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마스다 미리 작가의 책은 항상 그런 기분을 나에게 선물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인생에 똑 같은 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행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감사할 만하거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은 얼마든지 있다.

사소한 즐거움들을 포착하기 시작하면 삶에 향기가 흘러 들기 시작한다. 내 생각에 이 작가는 특히 이 방면에 소질이 있다. 솔직히 마스다 미리의 책을 많이 보고, 그에 관한 글도 꽤 써서 쓸 말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자꾸 또 보게 된다. 그러면 또 나의 일상도 조금 더 선명해진다.

그리고 당신도 조용히 작가의 일상을 따르다 보면 아주 좋은 여행지를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차분하고 고요하며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문장수집]
이맘때 현관 앞 제비꽃이나 팬지는 / “부디 벚꽃을 보세요.” / 라며 조신하게 구는 것 같아요. / 3p
테라스 자리에서 멍하니 / 뭔가 생각하고 싶다면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지만 / 생각하는 게 아깝다. / 멍하니 있는 것이 아까운 게 아니라 / 멍하지 있지 않는 것이 더 아깝다. / 그런 오후가 이 세계에는 존재했습니다. / 4p
건널목 / 저 멀리서 구급차 소리가 들려 / 파란 불이지만 / 다들 움직이지 않는 그 몇십 초 / ‘규칙’의 아름다움을 느낀 오늘의 인생 / 12p
공원에서 자전거 연습을 하는 아빠와 아이가 있었어요. / “그래그래, 앞을 봐!! 위험하니까!!” / 라고 말하는 아빠가 “위험하다니까!! 천천히 달려야지!!” / 누구보다도 위험했던 오늘의 인생. ‘전혀 앞을 보지 않는다.’ / 13p
응? 내가 벗은 타이즈가 / 달리고 있던 오늘의 인생 “어디 가니?” / 17p
스마트 폰을 / 가까이 두지 않았더니 /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고 느낀 오늘의 인생. / 36p
가고 싶은 곳에 가지 못하는 것은 / 너무도 답답하지만 / 가지 않아도 되는 곳에는 / 가지 않아도 괜찮게 됐네. / 40p
직접 만나러 가서 말하면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 / 기회를 주는 사람이 있다. / 그렇게 믿지 않으면 영업하러 다닐 수 없고 / 보시다시피 그림도 잘 그린다고 할 순 없어서 (하하하) / 머릿속의 이미지에 내 오른손이 따라가지 못하는 셈인데, / 그 점을 눈감아주고 알아주려는 사람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 그건 ‘자신을 믿는 것’ / 이라기보다 ‘타인에게 맡긴다’ / 에 가까우려나. / 62p
애초에 인생에 똑 같은 시간은 두 번 다시 없고, 언제나 지금은 지금 / 86p
잃어버린 것을 헤아리지 않고 / 기대도 없이 절망도 없이 / 오늘을 산다? / 89p
생크림이냐 버터크림이냐. / 최근 버터크림 케이크의 맛에 눈을 떠서 / 앞으로 인생에서 이런 행복한 고민을 세 배쯤 더 하면 좋겠다고 / 생각한 오늘의 인생 / 100p
‘그러나 간식은 내일부터’ 내일의 기쁨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 오늘의 인생. / 121p
공중에 뜨는 공룡 풍선을 샀습니다. _ 두둥실 / 끈을 잘랐더니 천장에 붙었어요. _ 하하하 / 며칠 지나자 헬륨이 줄어들어 천장에서 내려와 _ 흔들 / 집 안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는데 “왁” _ 흔들~ _ 깜짝이야 / 어느 날 아침, 작업실에 앉아 있기도 했어요. _ 잠깐 “뭐 하는거니!” / 지금은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는데 “즐거워 보이네” / 의외로 오랫동안 재미있었습니다. _ 톡톡톡 / 158p
고양이 카페 창가에서 사색에 잠긴 고양이를 본 오늘의 인생. / 182p
도쿄도 현대미술관 호크니 전시회에서 / 수영장 그림을 보고 있었는데 ‘이거 좋다’ / 옆 사람의 가방에서 ‘응?’ / 물통의 얼음이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_ 달그락 달그락 / ‘최고의 효과음이야’ 라고 생각한 오늘의 인생. / 188p
강변길 / 하늘이 가을 저녁놀로 새빨갛게 물들어 / ‘정말 아름답다.’ / 고등학생들도 “하늘 정말 빨갛지 않니??” _ 찰칵 / 배달원도 _ 찰칵 /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도 “예쁘구나.” / 그곳에 있는 모두가 뭔가를 느끼고 하늘을 올려다봤어요. / 마침 그때 비눗방울이 날아와서 / ‘이거 현실? / 꿈속에 있는 것 같았던 오늘의 인생. / 2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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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완벽하게 같은 오늘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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