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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잉글리스 [디자인 컨셉 사전] 책 추천

by ianw 2025.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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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잉글리스 _ 디자인 컨셉 사전 _ 이희수 옮김 _ 윌북 _ 디자인 _ 예술 대중문화 _ 색채 디자인이론]

 

 


이 책은 그래픽 디자인의 다양한 분야와 구성요소들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돈해 폭넓은 주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그 내용과 양 면에서 ‘THE GRAPHIC DESIGN BIBLE’이라는 제목이 충분히 어울린다.

 

지은이 테오 잉글리스 Theo Inglis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노리치 예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 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영국 왕립 예술대학에서 미술과 디자인 비평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래픽 디자인과 시각 문화 전문지 <그리픽>과 서체 개발사 모노타이포에서 기자로도 활동했으며 다양한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1장 역사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그래픽 디자인사에서 중요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다룬다. 그래픽 디자인의 기원으로부터 현대에 오기까지 영향을 미쳤던 많은 사회 문화 사조들이 펼쳐진다.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가 무심코 써오거나 적용했던, 어딘가에서 한 번 본 듯한 이미지들과 조형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다. 

 


2장의 이론 부분에서 역시 무심코 써왔던 것들의 근원을 찾을 수 있긴 마찬가지다. 다만 이미지가 아니라 이론적인 토대라는 점에서 1장과 구분되며, 과거로부터 최근의 주요 디자인관련 이론들을 확인할 수 있다.

 


3장 실행에서는 이론을 넘어 조금 더 실질적인 작업과 관련된 분야를 다룬다. 그리드, 계층구조, 비례, 스타일 같은 주제들은 확실히 실무에서 운용하기 좋은 것들이다. 

 


4장은 제목 그대로 타이포그래피와 관련된 역사와 타이포그래피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5장 매체에서는 포스터, 광고, 책, 브랜드 아이덴티티, 인포그래픽, 모션그래픽, UI UX 디자인 소셜미디어등을 다룬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이론과 기술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디자이너들은 아마 자기도 모르게 써 왔던 것들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또는 어디에 속해 있는지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건 분명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경험들은 스스로를 정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500페이지의 분량을 가진 이 두꺼운 책은 그래픽디자인이라는 세계에 대한 좋은 사전이며 안내서이다. 

 


각 주제의 후미에는 ‘더 읽을 거리’, 즉 주제와 관련된 추천도서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앎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준다. 번역기를 이용한 듯한 어색한 문장들이 다소 있는 부분이 조금 아쉽지만 내용과 양이 모든 것을 상쇄한다. 


그래픽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 그래픽 디자인에 몸 담고 있는 사람, 앞으로 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추천한다.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분야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정리될 것이다. 


 

 


[문장수집]


그래픽 디자인의 역할을 기존의 것을 복제하여 그저 보기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축소한다면 조만간 우리는 쓸모없는 존재가 될 수 있다. 감사하게도 아직 그래픽 디자인은 인간이 영역이다. 좋은 그래픽 디자인을 만들어내려면 창의력과 사고력이 필요하다. / 13p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용어 자체는 미국의 책 디자이너 W. A. 드위건스 (1880-1956)가 1922년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사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픽은 ‘쓰기, 그리기’라는 뜻으로 고대 그리스어 그라피코스 graphikos에 어원을 두었고, 디자인은 ‘표시하다, 가리키다, 고안하다, 선택하다, 지정하다, 임명하다’라는 의미로 라틴어 단어 데지그나레 designare 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두 단어를 결합한 이는 드위긴스가 최초는 아니었다.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20세기 후반이었다. 이전에는 ‘상업예술’이 지배적이었고 ‘그래픽아트’도 간간이 쓰이곤 했다. / 21p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상위개념으로 묶이는 여러 이질적인 창작 활동의 특징은 소통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래픽 디자인의 결과물은 보는 사람에게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 / 22p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라면 인쇄 포스터가 등장하면서 그래픽 디자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 24p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무렵이 되자 상업 예술 초창기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유려하고 표현력이 풍부한 아르누보가 퇴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르누보는 미술, 디자인, 공예 등 다양한 예술 영역을 하나의 미학으로 통합하는 게잠트쿤스트베르크 (Gasamtkunstwerk, 독일어로 ‘종합예술작품’이라는 뜻) 개념을 널리 알리는 데 톡톡히 한몫을 했고 이후 등장한 예술운동 대다수에 영감을 주었다. / 27p


아르누보의 자연을 닯은 유기적 형태가 각지고 간결한 형태로 서서히 바뀌었다. 이것이 후개에 아르데코라 부르게 된 접근법이며 기술혁신과 속도를 찬양한 초기 모더니즘 미학 중 하나다. / 27p


원래 아방가르드는 전투를 벌일 때 맨 앞에 투입되는 부대를 뜻하는 프랑스어 단어인데, 현실을 안일하게 유지하는 기조에 도전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모든 형태의 예술에 붙는 꼬리표가 되었다. / 27p


정치적으로 대부분 우익이었던 미래파 예술가는 전쟁을 ‘세상을 청결하게 만들 유일한 위생법’이라고 미화했지만, 제 1차 세계대전은 유럽인 대부분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 무렵에 다다 Dada라는 강력한 반전, 반부르주아, 좌익 성향을 띤 집단이 형성되었다. / 31p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 (1883-1969) 가 1919년 독일 바이마르에 설립한 바우하우스는 개혁적인 교수진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어 예술 통합에 도전하는 교육으로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학교가 되었다. 이 학교의 유토피아적 설립이념은 초창기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원칙을 비롯해 영국의 미술공예운동, 특히 윌리엄 모리스 (1834-1896)와 존 러스킨 (1819-1900)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 35p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는 바우하우스에서 원래 가르치는 과목이 아니었으나 1923년에 라슬로 모호이너지 (1895-1956)가 바우하우스에 들어간 후로 중요해졌다. / 36p


국제주의 양식의 목표인 명확성, 단순성, 가독성, 객관성은 기업의 사고방식이 체계화되고 국가, 문화, 언어의 차이를 뛰어넘어 어디서나 통하는 디자인을 원하는 시대에 제격이었다. / 67p


그래도 정보 제공 맥락이나 샤이니지 같은 특수 분야 그래픽 디자인에서는 국제주의 양식의 합리적 효율이 여전히 위세를 떨쳐왔다. 또한 과학적, 심리학적 성격이 강한 강령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사용자 인터페이스 User Interface 와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디자인 분야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466-471쪽 참조) 디자이너가 보편적인 디자인 작업으로 접근성과 사용성을 높이려고 애쓰자 국제주의 양식의 여러 측면이 다시 한 번 의미를 얻게 된 것이다. / 71p


펑크는 해체, 의미 거부, 냉소주의, 패러디 같은 특징을 감안해 넓은 의미에서 포스트모던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 78p


포스트모더니즘은 매우 복잡한 용어라 간단히 설명하기 어렵다. 1970년대에 유명해진 이 용어는 특정 양식이나 철학을 지칭하기보다는 감수성이 비슷한 여러 시각 미학, 문화 흐름, 지식 이론을 느슨하게 포괄해 아우르는 상위개념이다. / 모더니즘을 무조건 적대시하기보다는 참조하고 차용할 만한 기준으로 삼았다. / 디자이너, 이론가에게는 모더니즘이 신봉해온 이상 (순수이성, 보편성, 객관성, 논리, 명확성, 규칙의 중요성) 등 많은 부분이 이제 대부분 퇴색했거나 애당초 타당하지도 않았다. / 81p


또한 바인가르트는 그리드와 하프톤 망점을 사용하여 그래픽 자체의 기법과 과정에 주목하도록 했다. 이렇듯이 전통을 해체하고 본연을 되돌아보는 메타적 성격은 포스트모던 미디어에 자주 나타나는 특성이었다. / 82p


20세기의 대미를 장식한 10년 동안 디지털 기술이 도래하고 컴퓨터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그래픽 디자인에 이전에 없던 커다란 변화가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물리적이던 디자인 활동이 비물질화된 것이다. / 93p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는 19세기와 20세기 사회를 지배한 유럽과 북아메리카 출신 백인 남성이 형성해왔으며 시각 문화는 권력자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 100p


기호학은 기호 Sign을 연구하는 철학의 한 분야다. 여기서 기호는 통념적으로 떠올리는 기호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에 관여하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 19세기에 찰스 샌더스 퍼스 (1839-1914)나 페르디낭드 소쉬르 (1857-1913) 같은 여러 언어학자와 철학자의 저술을 통해 탄생한 기호학은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뿐 아니라 훨씬 더 넓은 감각 세계에서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고 전달되는지 연구해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한다. 기호학에서 가장 중요한 기표 signifier 와 기의 signified 개념을 제안한 사람은 소쉬르였다. 이 두 요소가 합쳐져서 기호가 되는데, 이중 기표는 표현면에 존재하는 말소리, 문자, 시각적 표상이라면 기의는 기표가 나타내는 생각이나 개념이다. 따라서 기의는 실재하는 물리적 대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 105p


퍼스는 기호에서 관찰되는 기능에 따라 제 범주로 나눠 도상, 지표, 상징을 정의했다. / 106p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기호학은 시각 커뮤니케이션 작업물이 작동하는 원리와 방식을 설명하고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하려면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 106p


독일어 단어인 게슈탈트는 정확한 번역어는 없지만, 무언가 조합되거나 배치된 양상을 가리키며 20세기 초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등장한 심리학 동향과 관계가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사물을 구성요소가 아닌 ‘전체’로 보고 연구해야 인간의 지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 
게슈탈트의 선구자인 막스 베르트하이머 (1880-1943)는 1923년에 8대 게슈탈트 원리, 즉 개별요소가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전체로 지각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조형법칙을 소개했다. / 115p


게슈탈트 이론은 심리학과 언어학에서 쓰는 복잡한 전문 용어를 같이 사용해서 난해하게 보일 수 있지만, 20세기에 그래픽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후 모더니즘 시절에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래픽 디자이너가 작업을 합리화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사용하면서 이 이론의 영향력이 커졌다. / 116p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색 이론가인 요하네스 이텐, 파울 클레, 바실리 칸딘스키, 요제프 알베르르는 모두 바우하우스 출신이다. / 이텐은 자신이 정립한 색 이론을 1961년 저서 [색채의 예술] (지구문화사, 2015)에 집대성하고 색을 비교하고 판단할 때 영향을 주는 일곱 가지 대비를 ‘색상 대비, 명도 대비, 한난 대비, 보색 대비, 동시 대비, 채도 대비, 면적 대비’라고 정의했다. / 색의 연상 작용에는 자연 세계에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구체적인 경험에 근거를 둔 것도 있지만, 대다수는 문화에 따라 다르고 고정적이거나 보편적이지 않으며 순수하게 주관적이다. 또 하나 기억할 점은 사람마다 색을 보는 능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 124p


모더니즘은 복잡성을 걷어내고 단순화하여 요체만 남기는 것이 관심사였던 만큼 훗날 로고 디자인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130p


모더니스트는 장식을 기피했기에 순수하면서도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화 기조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바뀌자 장식은 득달같이 돌아왔다. / 134p


언어 담론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버내큘러라는 용어는 ‘격식을 차린 글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말하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 버내큘러 디자인은 일상적이고 서투르고 촌스럽고 투박하고 만듦새가 조자하고 특색 없거나 약간 어색해 보이는 시각 커뮤니케이션 작품을 가리킨다. 지역색이 뚜렷한 디자인도 버내큘러라고 할 수 있다. 정의에서 이미 드러나 있듯이 버내큘러 그래픽 디자인의 작품들은 디자인 대행사에서 제작하거나 고급 패션 잡지에 게재되지는 않았지만, 기업의 세련된 그래픽 디자인이 따라잡기 어려운 나름의 소박한 매력이 있다. 버내큘러 디자인은 종래의 디자인 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개성과 독창성이 넘쳐흐른다. / 140p


선전이란 정치적이거나 사회적 의제를 위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요량으로 디자인한 모든 표현 수간을 가리키며 대부분 전시 상황이나 정치적 억압과 관련이 있다.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한 형태인 선전에는 보통 편견이나 선택적 정보, 노골적인 거짓말에 대한 암시가 들어있다. 선전은 객관적이기 않기에 이따금 감성적, 비이성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 146p


모든 그래픽 디자인은 그 자체로 정치적이다. 정당의 선거 캠페인이나 풀뿌리 행동주의에 봉사하는 식으로 공공연하게 정치적일 수도 있지만, 디자인은 모든 매체와 커뮤니케이션이 그렇듯이 알든 모르든 기존 사회 정치적인 질서에 순응하거나 도전하게 되어 있다. / 152p


모더니스트는 정치와 관련되지 않고 객관적인 중립성을 꿈꿨으나, 포스트모더니즘과 함께 성장한 사회정의 운동에 밀려 흔들렸고 권력의 역학 관계와 문화적 선입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사실 모더니스트들의 중립성은 교육 수준이 높은 중산층과 상류층 유럽 백인 집단에서 등장했기에 기득권들이 생각하는 ‘중립’은 객관성과 거리가 영 멀었다. / 152p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는 분명하게 정의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나 그 구분은 보통 기능과 관련이 있다. 예술은 존재 이유가 필요 없지만 디자인은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예술이 ‘개념’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사정이 복잡해졌다. 1960년대부터 예술가는 완성된 오브제가 아니라 생각과 과정을 이야기하는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 182p


그래픽 디자인은 시각 자료를 조직적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 직선과 직각이 주축인 그리드를 사용하면 내용을 정연하게 배열할 때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계획부터 적용까지 일관성을 유지하는 규칙을 확립할 수 있다. 직감을 수용하면 자유와 활력을 누릴 수 있지만, 그래도 그래픽 디자인의 대부분 영역에서는 조직 원칙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 그리드는 두 가지 목적에 적합하다. 하나는 디자이너가 더 쉽고 논리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도록 돕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는 사람이 정보를 쉽게 소화하도록 돕는 것이다. / 194p


질서와 패턴은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욕구다. / 효율과 표준화가 산업혁명의 원칙이었고 20세기에 모더니스트 디자이너가 이를 이어받아 디자인이 논리적 객관성을 추구하도록 바꿔나갔다. / 194p


그리드의 주요 유형으로는 일정한 여백이 사이사이 들어간 세로형 ‘칼럼 그리드’, 일정한 간격의 수평선으로 이루어진 ‘베이스라인 그리드’, 일정한 크기의 사각형이 균등한 간격으로 배열된 ‘모듈러 그리드’, 화면 전체가 일정한 단위로 구분된 ‘올 오버 그리드’, 중요도에 따라 내용을 나뉘는 ‘계층적 그리드’가 있다. 디자이너는 보통 이러한 그리드 유형을 서로 조합해 사용한다. / 195p
계층구조 Hierarchy / 여러 요소들을 중요도나 지위에 따라 배열한 체계라는 뜻의 계층구조는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반드시 필요하며, 디자이너가 표현하는 정보를 보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영향을 미친가. 계층구조가 없으면 가장 핵심적인 정보를 놓치거나 눈앞에 보이는 디자인을 무엇부터 순서대로 읽어나가야 할지 혼동될 수 있다. / 200p


13세기에 이탈리아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1170년경~1240, 1250년경)는 앞에 있는 숫자 2개를 더한 값이 바로 뒤에 오는 숫자와 같은 수열을 찾아냈다. 이를 2차원 도형으로 바꾸면 자연에 존재하는 소라 껍데기나 양치식물이 갈라진 잎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완만한 나선형이 만들어진다. / 피보나치 수열에 따른 비례는 고대 그리스부터 널리 알려진 비례 중 하나로 황금비라고 하며 1509년에 신성한 비율이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 황금비를 숫자로 환산하면 약 1.618이고 이는 1과 루트5를 더한 뒤 2로 나눈 값이다. / 207p


두 변의 길이가 황금비를 이루는 황금 사각형은 짧은 변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을 떼어내도 비례가 유지되며 시각적으로 조화롭다. A4나 A3처럼 오늘날 국제 표준화 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 가 정한 종이 크기는 황금비 대신에 1:1.414의 비례를 유지하는데, 그 까닭은 반으로 접어도 비율을 유지해 줄어드는 실용성이 있기 때문이다. / 208p


책 내지의 레이아웃은 대부분 오래전부터 조화론에 따라 텍스트 블록을 전체 페이지 대비 3분의 =2크기로 배치했다. 안쪽과 위쪽 여백이 바깥쪽과 아래쪽 여백의 절반 크기가 되어 가로 2:4 세로 3:6 비율을 이루는 이 방법을 밴더그래프 규칙이라고 한다. 이 규칙은 중세 필사본에서 두루 발견되었으며 얀 치홀트나 요스트 호훌리 같은 책 디자이너들이 그대로 재현해 사용했다. / 비례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디자이너도 있지만, 자의적이거나 사후 합리적일 뿐이라고 보는 이도 많다. 수학에 모든 답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눈과 머리를 믿어야 한다. / 208p


스타일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말이다. 때에 따라 고유한 방식을 뜻하기도 하고 오로지 겉모습만 기리키기도 한다. 스타일리시한 물건이란 디자인이 좋거나 특별한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니만큼 무척이나 주관적이다. 이와 관련한 용어인 인스타일 in style 은 세련되고 멋진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디자인에서 ‘스타일’이 금기시된 적도 있었다. 그래픽 디자인의 여러 진영에서 이유는 각기 달랐지만 모두 그래픽 디자인을 시각적 스타일의 문제로부터 멀리 떼어놓으려 한 것이다. 모더니스트에게 스타일은 지나치게 주관적이라 추구할 만한 가치가 없었으며 오히려 눈에 거슬리는 장식품 같은 것이었다. / 211p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시각적 문제 하나에 해결책은 무한히 많다는 것, 그 중 대다수가 유효하다는 것, 주제에서 도출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디자이너는 미리 생각해둔 그래픽 스타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 앨런 플레처, 콜린 포브스, 밥 길 [그래픽 디자인 : 시각적 비교 Graphic design : visual comparisons] 1963 / 216p


종종 누군가와 대화하다 보면 말장난, 농담, 수수께끼처럼 재치 있는 비유를 활용하곤 한다. 그래픽 디자인에서는 이러한 비유를 일컬어 ‘아이디어 중심’ 또는 ‘개념 주도’ 접근법이라고 부른다. 가장 처음으로 접하는 표층적 의미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층위에서 비로소 이해되기 때문이다. 그래픽 위트는 심미적이거나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우선 보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두뇌를 사용해야 받아들일 수 있다. 디자이너의 의도가 미처 전달되지 않거나 꼼수로 오해받는 일이 있어도 위트는 특히 광고, 브랜딩, 포장, 책 표지와 같은 상업 시각 커뮤니케이션에서 오래전부터 자주 사용되었다. 사람들이 수수께끼를 풀고 농담을 알아듣고자 디자인을 한 번이라도 더 보거나 들여다보면서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 221p


픽토그램은 단순하고 일관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양식의 그래픽 커뮤니케이션을 뜻하며 아이콘이라고도 한다. 아이콘은 무언가를 재현하거나 상징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문자나 부호로 개념을 나타낼 수도 있다. 아이콘은 언어를 초월한 의사소통이 아주 중요하거나 안전과 관련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해야 할 때 주로 사용한다. / 227p


1920년대 오스트리아 철학자 오토 노이라트가 설립한 아이소타이프(국제 그림문자 교육체계)는 근대 픽토그램이 발전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노이라트는 훗날 그와 결혼한 마리, 그리고 게르트 아른츠(1900-1988)와 함께 시각적 학습을 돕는 그림 언어를 개발해 데이터에 생명을 불어넣고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 마이 노이라트와 아른츠는 단색과 일관된 크기를 사용해 식별하기 쉽고 놀랍도록 가독성이 좋은 아이소타이프용 양식을 개발했고 형태는 방드시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생략했다. 평생토록 사회주의자였던 오토 노이라트는 아이소타이프가 언어 장벽을 뛰어넘어 대중에게 정보를 투명하고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를 바랐다. / 227p


독창적인 아이콘을 디자인하려다 보면 오히려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로 디자인할 때 흔히 픽토그램 라이브러리도 함께 구축해달라고 요구한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 그런 일이 잦은데, 최고의 아이콘은 가장 단순한 아이콘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물로 디자인의 고유성을 충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 227p


시각언어 / Visual Langguage / 대다수 사람들이 이해하고 합의한 의미와 연상하는 내용을 포함한 시각적 요소는 그래픽 디자인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집짓기 블록이다. 심리학자 루돌프 아른하임(1904-2007)은 인간이 눈을 통해 시각 자료를 인지하는 과정을 설명하였는데, 디자이너는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해 디자인 요소를 줄여 특정한 무언가를 부각하거나 보는 사람의 주의를 끌기 위해 맥락을 바꿀 수 있다. 아른하임은 “시야에 놓인 물체의 모습은 그것이 구조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기능에 따라 달라지며 그 영향으로 본질이 바뀌어 나타났다. 눈에 보이는 물체는 어떤 상황 context 에서 벗어나면 전혀 다른 객체가 된다”고 말했다. / 231p 


‘추상’이라는 단어는 비슷비슷하면서도 다른 여러가지 뜻이 있지만, 그래픽 디자인에 가장 적절한 정의는 ‘외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 하지 않고 도형, 색, 질감을 이용해 그 효과를 달성하려고 하는 예술을 가리키거나 그러한 예술과 관계있는 것’이다.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추상적 시각 자료란 비대상적(nonobjective)이라는 뜻이다. 순수한 의미의 추상은 사람, 사물, 동물처럼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을 묘사하려고 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반추상적 (semiabstract)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소재가 있지만 화가나 디자이너가 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은유하는 정도로 양식화한 것이다. / 255p


클리셰는 일반적으로 흔히 보이거나 독창성과 거리가 먼 생각, 글귀, 이미지를 뜻한다. 그래서 주로 진부하다. 예측 가능하다. 무의미하다. 지극히 평범하다는 식으로 묘사된다. 영화나 비디오게임 같은 오락물에서는 클리셰의 데자뷔 효과가 지겨울 수 있지만, 시각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 그래픽 디자이너가 클리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철저히 피해야 할 일이 아니라 맥락과 사용 방법에 달린 문제라는 것이다. / 279p


프랑스어로 ‘눈속임’을 뜻하는 트롱프뢰유는 보통 삼차원적인 느낌과 깊이를 흉내 낸 이차원 예술품을 가리키지만, 착시 현상을 두루 일컫는 말로도 사용할 수 있다. / 291p


표음문자 체계와는 달리 언어 전체를 기호로 표시하는 일부 표어문자 체계에서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구별이 덜 분명하다. / 294p


사진의 발명으로 텍스트와 이미지의 구분은 (텍스트와 일러스트레이션에 비해) 훨씬 뚜렷해졌지만, 타이포그래피와 이미지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등장했다. 이 기회를 특별하게 활용한 이는 양대 세계대전 사이에 활동한 헤르베르트 마터나 라슬로 모호이너지 같은 모더니스트 디자이너였다. 특히 모호이너지는 1925년에 이 기법을 일컫는 ‘타이포포토’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 295p


엑스 하이트 x-height 는 평균선 또는 정중선이라고 하며 소문자 x의 맨 윗부분부터 베이스라인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 303p


세리프체는 그 기원이 구텐베르크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로만체 roman 라고도 알려져 있다.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의 세리프는 필사하는 손과 필사에 쓰는 도구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옛날에 사용하던 필기구 중에 대나무나 갈대를 깎아 만든 펜촉이 넓고 각이 지거나 뾰족한 펜이나, 동물의 털로 만든 붓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런 필기구는 매우 유연해서 손에 쥐는 각도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획을 두껍거나 얇게 조절해 그을 수 있었다. 필기구의 끝이 뾰족하면 글씨 쓰는 방향에 따라 필기가구 수평으로 움직이다가 글자를 가로질러 아래로 이동하면서 획의 양쪽 끝에 가는 선이 생기는 경향이 있었다. 바로 여기서 브래킷 셰리프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 315p


손으로 쓴 일반적인 글씨에서 거의 볼 수 없는 미세한 장식요소가 발달한 이유는 당시 비문은 대부분 매우 중요한 기념물에나 들어갔으며 고대 로마인이 정밀 공학에 열정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 316p 


많은 모더니스트 예술가가 셰리프를 불필요한 장식이라 느끼며 타이포그래피가 과거의 유산인 캘리그라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던 상황에서 좀 더 현대적인 외관을 가진 최초의 산세리프 서체 ; 투 라인 잉글리쉬 이집션’이 1816년에 첫 선을 보였다. / 327p


앞서 언급했던 비어트리스 워드의 에세이 [유리잔, 인쇄는 눈에 보이지 않아야 한다]에도 이 점을 지적하는 대목이 있다. “활자를 잘 사용하면 활자로 보이지 않는다. 말을 전달하는 매개체인 말소리가 완벽하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는 가독성이 가장 중요한 책의 타이포그래피를 염두에 두고 쓴 문장으로 요지는 이렇다. 서체가 해당 맥락에 적합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일은 무의식중에 일어나기 때문에 보통의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부적절하게 사용된 서체는 곧바로 눈에 거슬려 글자를 읽는 데 방해된다. / 377p


포스터는 기술 복제 시대에 탄생했다. 특히나 다색 석판화 기술의 출현이 결정적이었다. / 383p


그런데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신광고’는 것이 등장하자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뉴욕시에서 창시된 이 광고는 개념 또는 빅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하나로 묶어 완전체로 만들고 기발한 방법으로 관심을 끌어 광고를 보는 사람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적극적인 참가자가 되도록 했다. / 398p


“책을 디자인할 때 창의성을 가장 잘 쓰는 방법은 문제가 아예 없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어수선한 원고, 아무렇게나 늘어놓은 카피와 그림이 흔적도 없어야 한다.” 데릭 머즈올 [책 디자인에 관한 메모], 2004년 / 412p


웨이파인딩은 미국의 도시 설계자 케빈 A. 린치(1918-1984)가 1960년에 발표한 저서 [도시의 이미지 The Image of the City]에 사용해 널리 알려진 용어이며, 미국 환경 경험 디자인 협회 (Society of Environmental Graphic Design, SEGD)는 이를 가리켜 ‘사람들이 물리적 환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공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증진하는 정보 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 449p


UX와 UI는 이른바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구성하는 요소다. 약간 모호하게 들리겠지만 광범위한 디자인 사고 분야의 핵심이다. 디자인 사고를 지향하는 유수 기업 아이디오의 CEO 팀 브라운(1962)_이 정의한 바에 따라면 디자인 사고는 ‘디자이너이 툴킷으로 인간의 수요, 과학기술의 가능성, 성공적 비즈니스의 필요조건을 통합해 혁신에 다가가는 인간 중심의 접근법’이다. / 466p


UI나 UX디자인은 두 가지 역할로 구분되는 일이 많지만, UI는 UX디자인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 사용자 경험은 1988년에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과 인간심리](학지사, 2016)라는영향력 있는 책을 쓴 도널드 노먼(1935)이 처음 만든 용어로 맨 마지막 단계에 일어나는 인터페이스와의 상호작용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여정의 전 단계를 고려하는 훨씬 폭넓은 분야다. / 468p


일반적으로 UI 디자인은 세부 사항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개별 특징과 기능이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결정을 하려고 고심하는 데 비해, UX 디자인은 전략적 사고를 통해 큰 그림을 생각하고 전략, 조사, 정보 구조에 대해 폭넓은 기량을 갖춰야 한다. / 4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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