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이브러햄 J 트윌스키 찰스 M 슐츠 _ 왜 스누피는 마냥 즐거울까 _ 더좋은책 _ 인문 _ 만화 _ 심리학 _ 교양심리]

작가 찰스 M 슐츠는 미국 미네소타 주 미네아폴리스에서 태어나 세인트폴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사랑했으며 그림에 재능을 보였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잡지에 만화 투고를 했지만 거절당했다. 1945년 적극적으로 만화 투고를 시작한 그는 [꼬마 친구들]을 지역 신문에 싣게 된다. 그리고 나서 유나이티드 피처 신디케이트를 통해 1950년 10월 2일부터 [피너츠] 연재를 시작한다. 1950년부터 2000년까지 50년 동안 이어진 [피너츠] 연재는 만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성취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75개국, 21개 언어로 소개되어 3억 5천만 명의 독자가 [피너츠]의 캐릭터들과 함께했다. 그 대장정은 슐츠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다음 날인 2000년 2월 13일에 마지막 회가 발표되며 막을 내렸다. / 작가 소개 /

작가에 의하면 피너츠의 등장인물들은 그저 즐겁고 순진한 허구만이 아니다. 작품속의 등장인물들이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 특성을 대표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만화를 보고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성격을 관찰하면 교훈을 얻어갈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등장인물 중 하나인 페퍼민트 페티는 일이 잘못됐을 때 남 탓을 한다.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페티와 같은 선택을 한다. 그 이유는 그 편이 쉽기 때문이다. 사람은 원래 상대적으로 쉬운 선택을 하는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쉬운 선택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페퍼민트 페티의 이야기는 우리들이 그동안 관성적으로 해왔던 행동들을 돌아보고, 실제로 잘못을 한 쪽이 어디인지,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준다.

스누피를 통해서는 현실과 공상의 세계 그 어딘가에 존재하는 인간의 위치를 탐색해볼 수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곳에 분포하는데, 스누피는 그런 특성을 잘 나타내는 캐릭터이며, 우리를 공상의 세계로 데려갔다가 다시 현실로 데려오는 존재이다. 이런 특성은 우리가 스누피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인간의 즐거움 중 하나인 공상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들여다 볼 수 있다. 작가는 우리가 현재의 자신을 긍정해야 하며 현실에 발을 붙이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페티와 스누피의 사례처럼 여러 등장인물, 루시, 라이너스, 샐리, 찰리 브라운, 마시, 슈뢰더의 성격과 특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각 캐릭터의 성격은 과장되고 두드러지지만 현실을 반영한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들 세계의 룰과 관계가 투영되어 있고, 이런 아이들의 세계에는 어른들의 세계 역시 반영되어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과장된 성격과 행동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그 모습 그대로 현실에 등장한다면 그건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분명 캐릭터들과 거리를 두거나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오직 만화이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투영하는 작품 피너츠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위대한 예술가들과 작가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즉 인간의 심리에 대한 직관적 이해력을 통해 위대한 작품을 만들고, 독자들은 작품 속에서 작가의 심리적 통찰력을 포착해낸다고 한다.

찰스 슐츠가 그런 위대한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은 잘 알겠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슐츠의 천재성을 찬양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인지는 알기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찰스 슐츠, 스누피, 찰리브라운이라는 단어들은 책을 펼치기 전에 개인적 기대치를 지나치게 높이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를 잘 알아야 좋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정도가 이 책을 읽고 내가 건져낸 문장이다.
[문장수집]
그 얘기를 듣고 나는 공상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 공상은 즐거운 일이다. 공상에 푹 빠져 중심을 잃지 않는 한 공상은 고되고 긴장된 현실로부터 일시적으로 탈출하는 무해한 수단일 수 있다. 다만 안타깝게도 환상의 세계에 들어갔다가 돌아오는 길을 잃을 수도 있다. / 44p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살면서 맡게 된 역할과 지위가 전부인 줄 알고 그 안에서만 적응해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는 내면에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다이아몬드 원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깥층을 깎아내지 않으면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 그러니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기분 좋은 발견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 90p
그런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뜻을 강요해야만 하므로 본인의 자리에 늘 불안감을 느끼며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끝없이 강구한다. 후자는 사람들이 자신을 믿고 따른다는 사실을 알기에 보다 평온하게 통치할 수가 있다. / 95p
‘아부해봤자 소용없다’란 말도 있지만 이 말이 꼭 사실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가치 있는 존재로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은 진심이든 아니든 타인의 긍정적인 말 한 마디에 쉽게 흔들린다. / 143p
직접 하는 일이 별로 없는 샐리 같은 부류는 부족한 질을 양으로 때우기 위해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이든 크게 부풀려 강조한다. 그리고 조금 앞서간다 싶으면 이내 멈춰버린다. / 117p
그런데 루시의 위압적인 태도는 낮은 자존감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 우리는 오만하고 독선·독단적이며 본인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가진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루시의 허세는 자신이 무가치한 인간이라는 뿌리 갚은 열등감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인 것이다. / 루시는 본인 내면의 성격 특성을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루시의 내면은 사실 찰리 브라운의 내면과 정확히 대칭된다. / 147p
넌 내 창의성을 짓밟고 있어! / 152p
나만 옳다고 주장하면서 주변에 책임을 전가한다면 계속 실수를 저지를 수밖에 없고 더 많은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악순환이다. / 153p
루시가 동전의 앞면이라면 찰리는 뒷면이다. 낮은 자존감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찰리 브라운은 값진 연구 대상이다. / 171p
도대체 왜 자신을 패배자로 규정하고 싶어하는 걸까? / 긍정적인 자아 정체성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 정체성도 없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부정적인 자아 정체성이라도 가지려 한다. / 174p
인간의 심리에 대한 대단한 직관적 이해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위대한 고전 작품을 남긴 작가들처럼 슐츠도 직관적으로 만화를 그렸고 독자들은 만화 속에서 슐츠의 심리적 통찰력을 포착해낸다. / 189p
감정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특별히 애쓰지 않는 한 ‘자아’를 의식하지 않는다. 자아를 계속 의식한다는 것은 자아가 상처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 195p
사람들은 외골수와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 만남을 회피하고 결국 외골수는 외롭게 살게 된다. 하지만 외골수는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나 대사에 푹 빠져 살고 있으니 외로움을 의식하지는 못한다. / 228p
진실한 사람들은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현실에 근거해 칭찬하거나 비판할 줄 안다. 상대의 긍정적인 성격 특성에 초점을 맞춰 그 사람이 자존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거짓 칭찬이나 아첨은 가치가 없다. / 264p
우리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돌아볼 겨를도 없이 일상을 정신없이 살아간다. / 어쩌면 우리도 운이 좋을 수 있다. 일상을 살아가다 어느 날 문득 궁극적인 목적 없이는 삶이 무의미함을 깨달을 때, 우리는 존재의 목적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277p
우린 너희를 사랑해. 물론 너희 성격이 좀 극단적이지만 그건 너희들이 만화 속 등장인물로 살고 있기 때문이야. 우리가 너희를 사랑하는 이유는 우리도 저희 같은 성격을 조금씩은 갖고 있기 때문이지. 기대어 울 곳이 없을 때 우리도 이 세상이 얼마나 매정한지 깨닫지만 그래도 늘 희망과 즐거움은 있단다. / 2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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