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범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추천

by ianw 2024. 3. 20.
반응형

 

 

[최범 _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_ 안그라픽스 _ 예술 대중문화  _ 디자인]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디자인과 인문학의 관계에 대한 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30여년간 디자인 평론가로 활동한 작가가 다양한 매체에 기고한 글을 가려 모은 것으로, 주제나 형식, 내용이 자유롭고 다양하다.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이 책은 크게 디자인과 문화’, ‘디자인과 사회’, ‘디자인과 역사’, ‘디자인과 윤리라는 4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각 장은 각 제목과 관련이 있는 5개의 글로 구성된다. 하지만 독자가 제목을 보고 순서에 관계없이 마음에 드는 주제를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어느 부분은 쉽게 읽히지만 또 어느 부분은 난해하다.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것들을 다루는 학문인 만큼 이 책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해 환기시킴으로써 우리의 인식을 상대화하고 확장시킨다.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작가가 넘나드는 시간과 공간은 자유롭다. 그리고 그 속에서 현재에 디자인이 머무르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 여행 안에서 우리는 또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사물의 층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의 세계를 살펴보는 것은 곧 우리를 알아보는 것과 같다.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이 책이 꼭 디자이너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디자인된 물건들에 대해 새로운 기준을 새우고 윤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우리가 해야 할 남아있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들과 관련해서, 태생적으로 디자인은 인문학과 밀접하기 때문에 우리의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렌즈다.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내용과 수준이 넓고 깊어 나의 정리와 요약은 부족하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고 싶은 사람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좀 더 여러 번 읽어야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어렵겠지만 다행히도 여러 번 더 읽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책의 마지막에는 보론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 이 단어를 알지 못했다. 국어사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 단어의 뜻을 네이버 지식iN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단어는 보충설명을 뜻한다고 한다. 책의 말미에 보충설명까지 붙여놓은 이 작가는 친절하면서도 친절하지 않은 듯하다. 대부분의 평론가가 그런 것처럼.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문장수집]

20세기 후반에 대두된 포스트모던 디자인은 모던 디자인의 일원론과 통합주의에 반발해 다시금 다원주의와 분산을 추구한다. 모던 디자인의 통합주의는 전체주의이자 중심주의라는 이유로 비판받고 그 대신에 다원주의와 탈중심주의가 새로운 가치로 대두된 것이다. 현대 디자인의 패러다임은 19세기 말의 역사주의적 분산에서 20세기 모던 디자인의 통합으로, 그리고 다시 20세기 후반의 포스트모던적 분산으로 변해왔음을 알 수 있다.  / 12p

 

사실 이제 우리는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적은 것은 지루하다.”를 함께 볼 수 있는 역사적 거리에 있다. 우리는 전자의 진정성과 함께 후자의 방종을 사랑하며 진리는 어느 한쪽이 아니라 중용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23p

 

장식, 특히 과잉 장식은 너무도 오랫동안 노동 착취의 산물이었으며 신분 사회 속 차별의 상징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모던 디자인의 장식 부정에 조형에서의 귀족적 신분 질서를 해체하고 모두가 평등한 조형을 추구하는 급진적 민주주의의 신념이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26p

 

미국의 디자인 교육자 빅터 파파넥은 현대의 소비주의 디자인을 가리켜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을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이를 대신하여 필요를 위한 디자인생존을 위한 디자인을 할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적 의식과 함께 현대 문명 속에서 잃어버린 인간의 원초적 능력, 즉 어떤 야생성을 디자인을 통해 회복하고자 하는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 레비스트로스가 말한 바로 그런 것 말이다. / 43p

 

모더니즘의 합리주의가 이상적 형태의 제공으로써 이상적 주체를 주조해 내고자 한 기획이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험주의는 차이가 있는 주체의 경험을 통해 저마다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 45p

 

이 때 주체의 능력으로 주목되는 것이 바로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 Claude Levistrauss 가 원시사회에서 발견한 야생적 사고 la pensee sauvage’ 이며 그에 기반한 브리콜라쥬 bricolage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구유한 사람을 브리콜뢰르 bricoleur 라고 하는데, 아마 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은 TV 드라마 <맥가이버>의 주인공일 것이다. / 46p

 

위르겐 베이는 통나무에 등받이 몇 개를 꽂은 성의 없는디자인을 의자와 휴식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것 같다. 통나무에 등받이를 꽂으면 그것은 통나무인가, 의자인가, 의자란 무엇인가, 무엇이 사물을 의자로 만드는가. 펄럭이는 것은 깃발인가, 바람인가, 아니면 그대의 마음인가, 뭐 이러 선문답이라고나 할까. / 61p

 

장난감을 디자인하는 것과 놀이를 디자인 하는 것은 층위가 다르다. 전자가 명사의 디자인이라면 후자는 동사의 디자인이다. 장난감은 재미있어야 하지만 놀이는 더 재미있어야 한다. 장난감의 디디자인은 창조적이어야 하지만 놀이의 디자인은 더 창조적이어야 한다. / 69p

 

바우하우스는 엄격한 기능과 합리적 질서에 따라서 사물과 환경을 디자인하고자 한 운동이었다.그래서 바우하우스의 디자인은 차갑고 유머가 없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비아냥거림처럼 바우하우스의 식탁은 수술대 같으며 주방 용기의 형태는 모두 똑같이 생겼는데 그 속에 담기는 내용물만 문자로 표시돼 있을 뿐이다. / 72p

 

게임 개발 회사의 대표와 직원은 자유로운 복장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하지만 그들은 게임은 게임이고 일을 일이다.’라는 또 하나의 상식으로 이러한 고정관념을 피해간다. / 74p

 

당연히 라디오는 일정한 형태가 없다. 세모나지도 네모나지도 않다. 라디오는 전자 부품의 결합물일 뿐이다. 이 전자 부품의 결합물이라는 카오스에 일정한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 디자인이다. / 82p

 

포스트모더니즘은 변화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다. 이제 변화를 이상화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탈산업사회에서 변화는 의심의 대상이, ‘지속 가능성은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 84p

 

대상을 분류하는 어떤 방식은 특정한 사고방식을 따르는 만큼,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생각해 보는 것은 말 그대로 대상을 다르게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옮고 그름의 문제라기 보다도 다르게 보기를 통한 제대로 보기의 지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90p

 

레이아웃이란 배치다. 사전은 통상 레이아웃을 광고나 편집, 인쇄 등에서, 문자, 그림, 기호, 사진 등을 시각적 효과와 사용 목적을 고려하여 제한 된 공간 안에 효과적으로 구성하고 배열하는 일, 또는 그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일정한 목적을 위해 사물을 공간에 구성하는 것, 그것은 곧 권력이다. 미셸 푸코는 권력은 소유되기보다 행사되는 것이고, 점유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배치하고 조작하는 기술과 기능에 의해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처럼 배치를 통해 행사되는 권력이 지식과 밀접하게 관련함은 말할 것도 없다. / 95p

 

거듭 이야기했듯이 새로운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다. 달라진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며, 현재의 소비자들이 과거를 소비하는 방식이 새로워진 것이다. / 그들에게는 과거가 새로울 뿐이다. 그런데 진짜 새로운 것은 바로 그들 자신이다. 이처럼 과거는 언제나 새로운 현재를 통해 발견되며 현재의 필요에 따라 호출될 뿐이다. / 140p

 

이처럼 오늘날 사물의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은 기술이라기보다 오히려 디자인이다. 디자인만이 진정으로 사물을 죽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물의 죽음이 인간에게 복수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의 생태 위기다. / 160p

 

그리하여 인간은 일찍부터 우리 바깥에 있는 낯선, 그러나 우리 삶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들을 나름대로 다루는 방법을 발달시켜 왔다. 주술과 종교, 예술이 그런 기능을 했다. / 187p

 

어찌 보면 디자인도 그러한 타자를 다루는 기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은 낯선 것을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시각적 기술이기 때문이다. / 188p

 

빅터 파파넥은 <인간을 위한 디자인>에서 이른바 대안적 디자인 Alternative design 을 주장했다. 대안적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반소비주의적이며 탈물질적인 성격을 띤다. 파파넥이 정면으로 비판하는 대상은 현대의 소비주의 디자인인데, 이러한 소비주의야말로 근대 산업사회가 고도로 발달한 결과로서 등장한 것이다. 그에 반해 바우하우스로 대표되는 모던 디자인은 엄격한 합리주의에 기반한 청교도적이고 금욕주의적인 디자인이었다. 파파넥은 이러한 모던 디자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 217p

 

그러니까 모던 디자인의 합리주의와 소비사회의 욕망을 추구하는 디자인은 전혀 다른 경향이지만 그 또한 근대 산업사회의 발전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라는 점에서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후기 자본주의로 오면서 탈근대주의가 대두하고 디자인도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의제와 결합했다. 이는 달리 말하면 글로벌 자본주의가 낳은 문제들, 예컨대 자연 파괴, 자원 고갈, 생태 환경, 빈부 격차 등이다. 이렇듯 오늘날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환경 man-made world 전체가 초래하는 문제들, 즉 다양한 인문학적 문제들과 만난다. / 218p

 

 

 

 

 

 

#요즘 읽을 만한 예술 #요즘 읽을 만한 대중문화 #요즘 읽을 만한 디자인 #예술 추천 #대중문화 추천 #디자인 추천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책 추천 # 디자인과 인문학적 상상력 예술 대중문화 디자인 #책 추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