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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책 리뷰

by ianw 2024.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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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책



[마스다 미리 _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_ 양윤옥 옮김 _ 소미미디어 _ 소설 _ 일본소설]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책


좋은 책을 읽고 나면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 특히 책 속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그런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게 된다. 이번 문장은 책의 내용에서가 아니라, 작가의 인터뷰에서 발견했다. “등장인물은 모두 나와 비슷하지 않고, 또 한편으로는 나와 정말 비슷하기도 합니다.” 라고 마스다 미리는 인터뷰에서 밝혔다. 현명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작가답다.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책


그리고 또 하나의 문장, “어떻게 해봐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떠안고 있지만 순간순간 행복의 존재 또한 믿고 있는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이번 책은 이 두 문장으로 인해 글로 남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책


어찌 보면 지나치게 차분하고, 심지어는 밋밋하다고 느껴지는 이전 작품들과는 차이가 있는 글들이다. 야한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야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래도 마스다 미리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주인공들이 모두 여자인, 총 10개의 단편에는 우리가 몇 년전 쯤에 잊어버린 것들, 잊고 살았던 것들, 나도 모르게 잊어버렸을 것 같은 것들이 등장한다. 어떤 것들은 밝히기 조금 부끄러운 것들도 있지만 역시 마스다 미리답게 담담하고 솔직하다. 앞의 인터뷰에서의 문장에서처럼 작가와 등장인물의 관계는 일부러 조정해놓은 것처럼 아주 미세하고 정밀하다.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책


나는 이 작가가 너무 진지하지 않아서 좋다. 아니면 진지하긴 한데 무거운 문제들도 조금 가볍게 보이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 문제들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이건 정말 부러운 능력이다.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책


마스다 미리의 책들은 모두 작고 무게도 가벼운 축에 든다. 지하철을 타고 몇 번 왔다갔다 하면서 가볍게 읽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데 된다.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지만, 만화책은 꽤 많다. 벌써 이 작가의 책을 몇 권째 읽는 지 모르겠다. 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조금 두껍고 어려운 내용의 책들 사이에 읽으면 좋다. 머리도 가볍게 해주는 것 같고, 뭔가 책을 읽어가는 완급을 조절해주는 느낌이다. 세상의 문제들에도 이런 가벼운 해결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책

 





[문장수집]


“허리를 좀더 낮춰 봐요.” 그렇게 말했을 때, 뭔가 녹아내리는 듯한 달콤한 자극이 있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의 시선이 지금 내 몸을 샅샅이 훑고 있는 것이다. 허리도 허벅지도, 부드러운 가슴도.

발효 전의 희고 말랑말랑한 빵 반죽은 그의 손끝이 만져주는 대로 온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많다고 해서 그런 사람들이 무슨 팀을 이루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각자 따로따로 뒤쳐진 채 살고 있다.

어찌됐건 나는 창가 자리에 죽치고 앉아 연못이나 바라보며 내 인생을 깎아낼 뿐이다. 

나는 일단 딸의 생각도 물어보고 싶었다. 내 부모님이 그렇게 해준 것처럼 마나의 생각도 물어본 다음에 결정하고 싶었다. 나쁜 마음에서 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이 세상은 나쁜 마음에서 한 일이 아니라는 걸로 다 해결될 만큼 간단하게 돌아가는 곳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정말로 사라져버리는 건 아니야. 땅 밑에서 씩씩하게 살아있어. 쌍둥이 바람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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