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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 [피에로들의 집] 책 추천

by ianw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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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들의 집 책

 
[피에로들의 집 _ 윤대녕 _ 문학동네 _ 소설 _ 한국소설]
 

피에로들의 집 책

 
작품들은 우리를 항상 낯선 곳으로 초대한다. 그러기 위해 작가는 주인공을 낯선 곳으로 보내고, 낯선 사람들과 만나게 한다. 작가가 주인공을 보낸 곳은 나에겐 아주 익숙한 곳들이다. 이런 장치들은 나로 하여금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자신은 의도하지 않았던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주인공은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피에로들의 집 책

 
 
벌어지거나 일어나는 사건들 역시 그렇다.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이 책이 언제 발간되었는지 먼저 확인해볼 수 밖에 없었다. 이야기는 우리에게 멀어져 가고 있는 사건을 갑자기 현재로 소환하기도 한다. 이 책은 2016년에 발간되었다.
 

피에로들의 집 책

 
공간과 사건과 함께 이야기의 생생함을 돕는 것은 실재로 존재하는 다양한 소품들이다. 소품 중에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과 같은 예술작품도, 나는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몬드 나무 같은 것들도 있다. 나는 아몬드가 나무에서 열린다는 것, 이 식물이 장미과에 속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몬드나무 하우스는 주인공이 머무르게 되는 집의 이름이다.
 

피에로들의 집 책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시종일관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감정이 드는 지점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뭔가 내가 이야기와 공명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우리는 모두 외롭다. 사람을 고독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사람을 구원하는 것도 사람이다. 쓰러뜨리는 것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도 모두 사람이다. 모두가 이전보다는 나아진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희망적이다.
 

피에로들의 집 책

 
하지만 왠지 희망적인 이야기만 하고 싶진 않다. 나는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는데, 책 곳곳에는 나보다 이 책을 먼저 빌린 누군가의 밑줄들이 있었다. 나는 그 자기밖에 모르는 밑줄들이 싫다.
 

피에로들의 집 책

 
 
 
 
 
[문장수집]
그 즈음의 내 인생이란 비 내리는 아침에 난데없이 유실물 처리장으로 끌려간다 해도 달리 불평이나 저항을 할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 8p
 
하지만 그는 상시적인 우울과 불안에 시달려야 했으며, 오랫동안 일념을 유지하며 매달려왔던 일이 자기 한 몸조차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수치심과 환멸감을 느꼈다. / 9p
 
말해 무엇하랴만, 몸과 마음의 중심을 잃고 삶을 허비하게 되면 어떤 기회라도 늘 다른 이의 몫으로 돌아가게 마련이었다. / 13p
 
하나의 질문엔 대개 다른 질문도 포함되어 있게 마련이지. / 19p
 
낸들 알겠냐만, 못난 사람들은 흔히 가까운 약자를 괴롭힘으로써 자신을 두둔하고 눈앞의 현실을 모면하려는 고약한 속성들을 지니고 있지. / 39p
 
욕망을 거래하는 시장에는 필연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음모와 모략과 질시와 핍박이, 그리고 불합리한 타협이 존재하게 마련이었다. / 45p
 
어제 일은 까맣게 잊어버린 듯, 그녀는 오토바이에 수녀를 태우고 도심을 질주하는 중을 목격한 여학생처럼 깔깔거리며 웃더니 잠시 기다려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 85p
 
돌이켜보니 그때껏 나는 세상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에 강요당하고 또 거기에 적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결론적으로 말하면 남들보다 조금 더 안정적이고 조금 더 기득권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 그 동안 경쟁적으로 자신을 소모시키면서 살아왔던 거죠.. 나 자신이나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말예요. / 91p
 
절대적인 타인이 존재하지 않듯이, 절대적인 자아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아. 다만 관계라는 게 존재할 뿐이지. / 108p
 
그러니 반쪽이 텅 비어 있는 셈이죠. 한쪽 면의 무늬가 깨끗하게 갈려나간 동전처럼요. 그 동전으로는 아시다시피 과자 한 봉지도 살 수 없죠. / 111p
 
여행지에서의 시간과 현실은 그 흐름과 농도 자체가 다르잖아요. 요컨대 세계가 서로 다른거죠. / 157p
 
나로서는 그게 오랫동안 닫혀 있던 국경을 개방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말하자면 외부와의 경계가 사라지는 일이죠. 동시에 누군가의 전 인생과 맞닥뜨리는 일이기도 하고요. / 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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