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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5일 조선일보에서 박준 시인의 글을 읽었다. 글은 인형뽑기 기계에서 시작한다. 시인의 기억에 의하면 가지고 싶은 것들은 대부분 기계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시인은 이것을 삶과 문학에 관한 하나의 은유라고 느꼈다. 역시 시인이다.
사람들이 시인에게 서정적인 시상이 떠오르는 순간을 질문할 때 시인은 시상의 특성에 대해 생각했다. 시인에 의하면 시상은 떠오르는 게 아니라 한없이 가라앉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상을 마주하려면 스스로의 내면으로, 그리고 이어서 더 깊은 내면으로 침잠해야 한다.
"시를 쓰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시상은 필요합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시간 속에도 순간순간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빛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서정은 맛을 보는 일보다는 향을 맡는 일에 가까우며 감정을 토로하며 모조리 꺼내 놓는 것보다는 침묵으로 한 번, 고요로 또 한 번 감정을 곱게 개어두는 일에 가깝습니다..." 시인 박준
작가님 덕분에 떠오르는 것과 가라앉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항상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받아들여왔다. 가라앉는 것들 역시 잘 들여다보면 그만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침묵속에서 더 빛나는 것이 있는 것과 같이.
참조 : 기사 : "秋日서정 ",『조선일보』, 2024.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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