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 _ 라디오 체조 _ 이영미 번역 _ 은행나무 _ 소설 _ 일본소설]

방송국에서 시청률을 위해 섭외한 의사가 생방송에서 돌발행동을 한다. 관계자들은 걱정하지만 제멋대로인 의사와 그의 파트너인 특이한 간호사 덕분에 시청률은 상승한다. 의사의 이름은 이라부, 뚱뚱한 중년의 정신과 의사다.

이 소설은 이 특별한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만나는 환자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시청률에 목 매다는 방송국 임원, 사회의 불의를 참기 어려워하는 평범한 중년의 영업사원, 회사를 그만두고 주식투자로 성공했지만 스스로 갇혀버린 데이트레이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불안해하는 광장공포증에 걸린 피아니스트와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 어떤 이유로, 스스로의 강박에 갇혀있거나 마음 속 깊이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정신과 의사의 처방은 그 자신의 행동만큼이나 기상천외하다. 대부분 극단적인 방법이지만 꽤 효과적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처방은 충격요법에 가깝다.

이야기 속의 환자들과 지금의 우리는 닮은 점이 있어 보인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진지하게 세상을 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 소설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삶에 대해 좀 더 가볍게 생각해. 자유롭게, 즐겁게, 즉흥적으로 움직여봐.

우리를 둘러싼 사회, 시스템은 점점 더 편리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런 시스템 속에서 한 쪽으로 밀려난다. 그건 어쩌면 지금의 시스템이 인간을 충분히 배려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의사 이라부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곤란하겠지만, 그래도 한 두명 정도는 주위에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 모두 조금씩은 이상한 우리들 사이에서 그는 분명 우리에게 쉴 틈 없이 ‘괜찮아.’를 연발할 것이므로. 덕분에 잠깐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될 지도 모르므로.
[문장수집]
자기들 건강을 젊은 사람들에게 지켜달라니, 너무 뻔뻔하지 않나? 쇼와 시대 전쟁에서는 젊은이들이 희생됐고. 레이와 시대 코로나에서는 노인들이 희생된거야. 우리 세대에도 언젠가는 재앙이 닥치겠지. 역사의 필연이란 건 그런거 아닌가? / 66p
하지만 텔레비전의 기본은 거실의 최대공약수를 추구하는 거야. 자극적인 소재를 상용하는 건 반칙 기술이야. 비유하자면 도핑이겠지. / 69p
외출할 일이 없는 인간에게 맑은 날은 그저 원망스러울 뿐이다. / 146p
인간이란 누군가가 필요로 해야 비로소 열심히 할 수 있는 존재잖아. / 196p
아니, 실은 나도 이 병명은 좀 아니다 싶긴 해. 어원이 그리스어 ‘아고라’인데, 성벽으로 에워싸인 시장을 의미하는 모양이야. 그러니 실질적으로는 폐쇄된 공간을 의미하자. / 230p
이 세계에는 왕과 여왕이 넘쳐난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타입이 아니었다. / 235p
커다란 가마 속에 틀어박혀서 뜨거운 열기를 꾹 참아내는 거야. 피자의 심정이 이해될걸. / 2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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